서울 강남역, 경기 포천의 57배
이산화탄소 농도 차이가 원인
이산화탄소 농도 차이가 원인
꽃가루 알레르기는 봄철 나무 꽃가루보다 가을 잡초의 꽃가루에 의해 더 심해지며 시골보다 도시의 꽃가루가 독성이 더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양대 의대 소아과 오재원 교수는 10일 “1997년부터 전국 12군데의 꽃가루 채집센터에서 채집한 꽃가루를 분석한 결과 봄에는 주로 오리나무·자작나무·참나무 등 수목류에서 나온 꽃가루가 알레르기를 일으키고, 가을에는 돼지풀·환삼덩굴·쑥 등 잡초 꽃가루가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잡초 꽃가루는 독성이 강해 나무 꽃가루보다 재채기·결막염·가려움증 등 알레르기 증상을 더 심하게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꽃가루는 크기가 20~50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로 눈에 보이지 않는 반면, 눈에 보이는 송홧가루(소나무 꽃가루)나 봄철에 날리는 버드나무·아카시의 꽃씨는 꽃가루 알레르기와 상관이 없다.
온난화가 심해지면서 돼지풀과 환삼덩굴 꽃가루는 1997년에 비해 2007년에 2~4배가 증가했으며, 특히 2000년대 초반 급증했다. 잡초류에 대한 어린이들의 꽃가루 알레르기 감작률(꽃가루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비율)이 1999~2000년 사이에 4%대에서 8%대로 급증한 것과 상관관계가 있을 것이라고 오 교수는 말했다. 같은 시기에 3~5살의 유아나 6~9살의 어린이들의 알레르기 감작률도 2배 정도 증가했다.
한양대 연구팀이 서울 강남역 근처와 경기도 포천 지역의 꽃가루 발생량을 비교한 결과 단위면적당 꽃가루 농도는 큰 차이가 없는 반면 독성을 나타내는 항원 농도는 서울이 무려 57배 높았다. 오 교수는 “두지역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2배 정도 차이가 난 것이 원인으로 파악된다. 과도한 이산화탄소 농도가 꽃가루에 영양을 더 많이 공급해줘 강해지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했다. 그는 “최근 울산과 대구 지역의 어린이 감작률(10%)이 다른 지역(3%)에 비해 크게 증가했는데, 공원 등에 조경수로 자작나무를 많이 심었기 때문으로 짐작된다. 꽃가루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식물을 조경으로 사용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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