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면 함유 자재로 마감된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어느 학원 밀집 상가 건물 천장에 낡은 선풍기가 붙어 있다. 선풍기가 작동할 때마다 발생하는 진동으로 천장재에서 석면 먼지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환경보건시민센터 제공
서울 4개구 4곳 임의조사 결과
2년간 자재훼손 늘고 개선 안돼
2년간 자재훼손 늘고 개선 안돼
학교 건축물의 석면 노출 문제가 2009년 교육부의 실태조사를 계기로 상당히 개선된 반면 학원이 밀집된 상가 건물들의 석면 관리는 여전히 사각지대에 방치돼 청소년들이 석면에 노출될 위험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서울시내 4개구에서 학원들이 집중된 상가 건물 4곳을 임의로 골라 2년의 시차를 두고 추적조사한 결과, 이들 건물의 부실한 석면 관리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6일 밝혔다. 환경보건시민센터의 추적조사는 2011년 복도와 화장실 등 천장재의 석면 함유 여부와 훼손 정도를 조사했던 학원 건물들을 지난달 다시 방문해 석면 함유 건축 자재의 관리 실태와 훼손 상태의 변화를 점검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환경보건시민센터 조사 결과를 보면,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있는 한 학원 밀집 상가에서는 지난달 백석면과 갈석면이 함유된 3개층 복도 천장 자재에서 모두 110곳의 훼손 지점이 확인됐다. 2011년 조사 때 78개 훼손 지점이 확인됐던 것과 비교하면 41%나 늘어난 것이다.
강서구 가양동에 있는 또다른 학원 상가 건물에서는 2011년 조사 때 2층 복도 30곳에서만 천장 자재 훼손 부위가 확인됐으나, 지난달 점검에서는 1층 복도 천장에서 75곳의 훼손 부분이 새로 발견되고 2층 복도 천장의 훼손 부분은 38곳으로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영어·수학·과학·서예·음악·피아노 학원과 태권도장·독서실 등이 들어 있는 노원구 월계동의 한 상가 건물은 2011년 조사에서 2층 복도 천장 49곳에서 석면 함유 건축 자재의 훼손 부분이 확인됐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훼손 부분이 64곳으로 늘어났다.
서초동의 조사 대상 건물을 뺀 나머지 3개 학원 밀집 상가 건물은 모두 3층에 태권도장이 입주해 있어, 운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진동에 의해 훼손된 부분에서 석면 먼지가 날릴 위험이 더욱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는 2011년 1차 조사에서 훼손된 것으로 확인된 석면 함유 건축 자재에 석면먼지의 날림을 방지하기 위한 조처가 이뤄지거나 석면이 함유되지 않은 자재로 교체된 곳은 한 곳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이번에 추적조사한 4개 학원 밀집 상가 건물들은 교육부의 학교건축물 석면 판정 기준을 적용하면 모두 석면 훼손 1등급(전체 훼손 10% 이상 또는 부분 훼손 25% 이상)에 해당하는 상태라고 환경보건시민센터는 밝혔다.
환경보건시민센터 최예용 소장은 “석면에 노출된 후 짧게는 10년, 길게는 40년의 긴 잠복기를 거쳐 발병하는 석면질환의 특성을 고려하면 20~50대 환경성 석면 피해자의 상당수가 10대 전후에 석면에 노출된 피해자일 수 있어 사회적 관심이 요구된다”며 “환경부·자치단체·교육청이 공동으로 학원 밀집 상가 건물의 석면공해 실태조사를 실시해 석면지도를 작성하고, 석면 먼지의 날림을 막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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