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제비갈매기의 물고기 사냥
시화호가 시끄럽다. 번식기를 맞은 쇠제비갈매기가 공중에서
물속으로 내리꽂는 멋진 다이빙을 하며 물고기 사냥에 한창이다.
순식간에 벌어지는 사냥 장면을 연속동작으로 본다.
시화호가 시끄럽다. 번식기를 맞은 쇠제비갈매기가 공중에서
물속으로 내리꽂는 멋진 다이빙을 하며 물고기 사냥에 한창이다.
순식간에 벌어지는 사냥 장면을 연속동작으로 본다.
시화호에 초여름이 찾아왔다. 지난 4월 중순부터 관찰하고 있는 시화호는 짝짓기에 나선 새들의 시끄러운 울음소리와 바빠진 날갯짓으로 들썩인다.
쇠제비갈매기의 구애가 한창이다. 동남아와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에서 번식하고 오스트레일리아까지 날아가 겨울을 나는 쇠제비갈매기는 작고 날렵해, 흔히 보는 갈매기와는 딴판이다.
무엇보다 정지비행과 물속으로 내리꽂는 다이빙이 일품이다. 해마다 이맘때면 알에서 깬 작은 물고기가 얕은 물속에 바글댄다. 때맞춰 쇠제비갈매기는 번식에 들어간다.
작은 물고기는 이들의 주식이지만 사랑을 얻는 데도 필요하다. 암컷의 환심을 사려면 수컷은 열심히 사냥을 하여 암컷에게 물고기를 바쳐야 한다. 물고기 증정은 쇠제비갈매기 짝짓기 의식의 주요한 레퍼토리다.
암컷은 수면위, 혹은 공중이나 땅위에서 온종일 수컷이 물어다 주는 먹이를 기다리는 모습도 목격할 수 있다. 먹이 전달식을 하다가 물고기를 떨어뜨려도 절대로 다시 물어서 주지 않는다. 까다로운 암컷의 심기를 거슬러 좋을 것 없다.
수컷은 3~10m 공중에서 작은 물고기가 많은 얕은 물가를 재빠르게 날아다니다 길이 2~3㎝의 적당한 먹이를 발견하면 쏜살같이 물속으로 다이빙해 먹이를 낚아챈다.
이 과정은 너무 빨라 눈으로도 따라가기 힘들 정도다. 수십 마리가 이곳저곳을 날아다녀 어떤 쇠제비갈매기가 사냥을 할지도 판단하기 어렵다.
연속 촬영을 위해서는 300㎜ 망원렌즈가 유리하지만 쇠제비갈매기의 몸길이가 21~25㎝로 작아 더 큰 600㎜ 렌즈를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화각이 좁아 피사체를 찾는 일도 쉽지 않다.
하지만 방법은 있다. 쇠제비갈매기가 하늘을 날아다니다 멈칫거리며 2~3초 동안 공중에서 정지비행을 하는 순간을 놓치지 않고 초점을 맞춰 따라가야 한다. 셔터속도는 1/600~1/800초면 충분하지만 카메라 화각을 순식간에 벗어나는 것이 촬영에 가장 힘든 요인이다. 큰 망원렌즈를 달고 재빠른 새들을 따라 카메라를 움직이려면 손에 쥐가 날 정도다.
우선, 쇠제비갈매기가 나는 속도대로 따라가는 연습이 필요하다. 초점을 정확히 맞춰 촬영한다는 마음도 버려야 한다. 사냥 모습 전체를 연속으로 촬영하는 것이 어려우면 한곳에 지속적으로 머물며 한 컷 한 컷 동작을 촬영한 다음 이를 모아 연속성 있는 결과물을 얻는 것도 가능하다.
글·사진 윤순영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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