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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부품 ‘제작-성능검사-인증’ 비리로 얽히고설켜

등록 2013-06-06 20:31수정 2013-06-07 09:50

‘서류 위조’ 성능검증기관 인증에
부품 납품업체 대표도 관여
한수원·납품사, 검증기관 인증한 격

한전기술 사장 해임·한수원 사장 면직
법원, 새한티이피 대표는 영장 기각

정부는 원전 부품 성능검증 서류가 위조됐는데도 이를 최종 승인한 한국전력기술㈜(한전기술)의 안승규 사장을 해임하기로 했다. 원전 운영을 맡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김균섭 사장은 6일 면직됐다. 그러나 원전 부품 성능검증 서류를 위조한 혐의 등으로 검찰이 청구한 성능검증업체 대표의 구속영장을 법원이 기각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이번 원전 시험성적서 위조 사건과 관련된 유관기관의 책임을 엄중히 묻기로 했다”며 이렇게 발표했다. 한수원은 후임자 선임까지 전용갑 부사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할 계획이다. 정부는 7일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원전 비리 관련 후속조처와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부산지법 동부지원 사경화 판사는 원전 부품 성능검증업체 새한티이피 대표 오아무개(50)씨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검찰이 낸 자료만으로는 오씨가 서류 위조에 관여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검찰은 신고리 원전 1~2호기 등에 납품된 조립케이블의 시험성적서를 위조한 혐의로 오씨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원전 부품 납품업체인 제이에스(JS)전선㈜의 전 직원 문아무개(35)씨의 구속영장은 “사안이 중요하고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며 발부했다.

검찰 원전비리 수사단(김기동 부산지검 동부지청장)은 전날 긴급체포한 한전기술 부장 이아무개씨 등을 불러 위조된 시험성적서를 승인해주고 금품을 주고받았는지 등을 집중 조사했다.

부품 검증 서류를 위조한 새한티이피를 성능검증기관으로 인증한 대한전기협회 임원진에 발주처인 한수원 사장, 제이에스전선의 모기업인 엘에스(LS)전선㈜의 대표 등이 포함된 사실이 드러났다. 발주처와 납품업체가 성능검증업체를 인증하는 꼴이어서, 인맥과 금품 등에 얽혀 비리에 휘말릴 수 있는 구조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한전기협회 회장은 조환익 한국전력공사(한전) 사장이며, 부회장 5명 가운데는 김균섭 한수원 사장도 있다. 이사 28명 가운데는 한전기술 안승규 사장 등 10명이 있으며, 엘에스전선 구자은 회장도 있다. 제이에스전선은 1968년 설립됐으며 엘에스전선이 2005년 인수했다.

대한전기협회는 2010년 7월 이후 새한티이피 등 7곳에 원전 부품 성능검증을 할 수 있는 ‘전력산업기술기준(KEPIC) 인증’을 했다. 7곳은 한국기계연구원, 한국산업기술시험원, 한국수력원자력중앙연구원 등 국책연구기관 3곳과 새한티이피, 코넥, 한국에스지에스(SGS), 유비콘엔지니어링 등 민간업체 4곳이다.

새한티이피와 코넥에는 한전기술 부장 출신인 고아무개씨가 대주주나 이사로 등재돼 있으며, 새한티이피 부사장 남아무개씨는 한전기술 처장 출신이다. 새한티이피가 조작한 부품 시험성적서를 한전기술이 문제제기 없이 통과시켰다는 점에서, 퇴직자들과의 인맥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는 이유다. 고씨는 2007년 말 새한티이피 대표에서 물러나 이듬해 12월 코넥의 설립에도 관여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조경태 민주당 의원은 “원전 부품 성능검사기관(새한티이피)과 감시기관(한전기술)의 관계는 감사기관과 피감기관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자리를 옮겨가며 서로 챙겨주는 것과 같다. 발주처와 납품업체 관계자가 감시기관·인증기관에 취업하거나 관여하는 것을 불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산/김광수 기자, 이승준 기자 kskim@hani.co.kr

[관련영상]'그들만의 리그'가 낳은 원전 비리 (한겨레캐스트 #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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