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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한전, 태풍 북상중인데도 밀양 송전탑 공사 강행

등록 2013-10-08 20:18수정 2013-10-08 22:27

200여명 동원 5곳서 땅파기 작업
홍준표도 ‘외부세력’ 공격 가세
태풍 ‘다나스’의 영향으로 비가 내리는 가운데 한국전력공사(한전)는 경남 밀양의 초고압 송전탑 설치 공사를 일주일째 강행했다.

한전은 8일 아침 8시부터 200여명을 동원해 밀양시 단장면 구천리, 상동면 도곡리, 부북면 위양리 등 송전탑 건설 현장 5곳에서 땅파기 작업 등 공사를 벌였다. 오후 들어 빗줄기가 굵어지자 단장면 바드리마을의 89번 송전탑을 제외한 나머지 공사는 중단했다. 한전은 누적량 40㎜의 비만 내리지 않으면 공사를 강행하겠다는 태도다. 밀양시는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농성장으로 만든 4공구 야적장 앞 천막을 철거하려다가 태풍이 다가오자 중단했다.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는 주민들은 경찰이 지키는 송전탑 공사 현장 앞에 10~50여명씩 모여 “송전탑 공사 중단” 등의 구호를 외치며 농성을 이어갔다. 주민들은 이날 ‘밀양 765㎸ 송전탑 반대대책위원회’가 마련한 저녁식사를 함께 하며 송전탑 공사 재개 일주일째에 접어들며 지친 몸을 가누고 서로 격려했다. 주민 8명은 강풍에 무너질지 모르는 천막에서 나와 몸을 비닐로 감싸 비를 피하며 농성장을 지키다 저녁 8시30분께 대책위의 설득으로 내려왔다.

천주교 정의구현 전국사제단과 수녀들은 전날에 이어 이날 오전엔 부북면 평밭마을 129번 송전탑 건설 현장 앞에서 ‘일방적인 송전탑 공사의 중단과 평화적인 해결’을 염원하는 미사를 드렸다.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의 한국지부 조사원 3명은 농성 주민들을 만나 공권력에 인권 침해를 당했는지 조사를 벌였다.

홍준표 경남지사는 경남도민, 밀양시민에게 보내는 글에서 “생존의 문제를 이념투쟁의 수단으로 변질시키는 사람들이 어르신들에게 쇠사슬을 채우고 구덩이로 밀어넣고 있다. 밀양과 아무런 관계도 없는 사람들이 밀양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 외부세력은 지금 당장 추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밀양 송전탑 반대대책위 쪽은 “홍 지사는 지난해 12월 도지사 선거 땐 ‘밀양 송전탑 문제 중재에 나설 용의가 있다’고 밝혔지만 지금까지 중재 노력을 하지 않았고 송전탑 경유지를 찾아가 피해 주민들과 대화를 한 적도 없다. 밀양 송전탑 갈등이 공사 강행으로 치달은 지금 무슨 자격으로 외부세력 운운하는지 알 수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창원지법 밀양지원 민사부(재판장 백태균 지원장)는 이날 한전이 주민과 대책위 관계자 등 25명을 상대로 낸 공사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에서 ‘송전탑 공사는 공익사업이며 완공하지 못할 경우 전력 수급에 차질이 우려된다’며 한전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재판부는 공사를 방해한 주민에게 1인당 하루 100만원씩 청구하겠다는 한전의 간접강제금 신청은 기각했다. 대책위는 “법원의 결정에도 반대 활동을 포기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밀양/김광수 이재욱 기자 kskim@hani.co.kr

밀양 2967일, 폭탄이 된 주민들 [한겨레캐스트#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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