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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멸종위기 동식물] ⑩가는돌고기

등록 2005-08-30 17:22수정 2005-08-30 17:22

돌고기와 ‘사돈에 팔촌’ 도 아니래요

돌고기는 옛 책에 ‘돈어()’라고 기록돼 있는데, 그것이 우리말로 ‘돗고기’라고 불리다 발음상 점차 돌고기로 변하게 되었다는 설이 있다. 옛 사람들이 이 물고기를 ‘돈어’라고 부르게 된 것은, 잘 자라면 돼지처럼 통통하게 살이 찌고 입 가장자리가 근육질로 부풀어 불룩해지는 특성에 주목한 때문으로 보인다.

가는돌고기는 언뜻 보면 돌고기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자세히 보면 돌고기보다 몸이 훨씬 가늘고 입 가장자리도 불룩해지지 않는다. 그리고 등지느러미 꼭대기 부분에는 초승달 모양의 검은 띠가 있어서 쉽게 구분이 된다. 그래서 돌고기와는 전혀 다른 물고기라는 것이 밝혀져 1980년에 전상린 교수에 의하여 처음 학계에 발표되었다. 필자도 1990년대 초반 한강수계에서 가는돌고기를 처음 보고 감격해 하던 기억이 생생하다.

가는돌고기는 길어야 8~10cm 밖에 되지 않는 작은 물고기로, 우리나라의 임진강과 한강의 중상류 지역에만 제한적으로 분포하고 있는 한국고유종이다. 이들의 생태는 하천 상류의 물이 맑고 자갈이 많은 여울부의 바닥에서 산다는 것 정도만 알려져 있을 뿐 먹이나 산란습성 등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된 바가 없다.

가는돌고기처럼 그 분포가 매우 제한적인 물고기 중에는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된 어종들이 많다. 감돌고기(금강, 만경강), 모래주사(낙동강, 섬진강), 꼬치동자개(낙동강), 얼룩새코미꾸리(낙동강), 미호종개(금강), 가시고기(동해연안), 잔가시고기(주로 동해연안), 한둑중개(동해연안) 등이 그것이다. 이들이 제한적으로 분포하도록 만든 이유로는 종분화 과정에서 분산 능력에 이르기까지 여러가지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것이 무엇이 됐든 이들의 개체군 크기가 지속적으로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멸종위기종은 왜 지정하였을까? 요즘은 생물을 자원으로 생각하여 어떤 생물이 멸종하면 사람이 이용할 수 있는 유전자자원이 사라지기 때문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맞는 말일 수도 있다. 생물은 항상 서로를 이용하면서 살아왔으니까. 그러나 필자는 멸종위기종을 지정하는 중요한 이유의 하나는 멸종위기종 자체보다는 그와 더불어 아직 많이 남아있는 생물들을 보존하는데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과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현재 멸종위기종이 아닌 많은 생물들도 결국은 멸종위기에 이르게 될 것이다. 이러한 파국을 막으려는 것이 멸종위기종 지정인데 많은 환경 관련 기관·단체들은 멸종위기종 자체만을 목적으로 삼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채병수 국립환경과학원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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