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해양과학기술원 부설 극지연구소가 국내 처음으로 달 운석을 발견했다. 달 운석을 발견한 것은 남극대륙에서 운석을 탐사한 지 7년여 만에 처음이다.
극지연구소 산하 ‘남국운석탐사대’는 지난 1월3일 남극대륙 장보고기지 건설지 남쪽 350㎞ 지점 ‘마운트 드윗’(Mt. Dewitt)에서 발견한 운석이 분석 결과 ‘달 운석’(lunar meteorite)인 것으로 판명됐다.
한국과 이탈리아 공동탐사 과정에 발견된 이 운석은 총 중량 94.2g, 7×3×3㎝ 크기로, 양국 양해각서에 의해 이탈리아와 절반씩 소유하게 됐다. 현재까지 국제운석학회에 등록된 4만6000여개 운석 가운데, 달 운석은 불과 160여개에 불과하다. 이 운석은 ‘DEW 12007’로 이름 붙여졌는데, 남극에서 발견된 운석의 이름은 국제 규약에 따라 발견지역의 약자와 탐사를 시작한 연도 두자리에 일련번호를 붙여 지어진다. 이번에 발견된 달 운석은 마운트 드윗 지역에서 2012년에 탐사를 시작해 발견된 7번째 운석이라는 의미다.
발견된 달 운석은 낙하 과정에 운석 표면이 녹아 만들어진 용융각이 거의 없어, 지구의 암석과 유사한 모양이었으나, 전자현미분석 등을 통해 달 운석으로 확인됐다. 이 달 운석은 달의 바다로 불리는 저지대를 구성하는 현무암과 고지대를 구성하는 사장암이 뒤섞여 달 표면의 구성 성분을 연구할 수 있는 좋은 시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극지연구소는 국내외 연구 컨소시엄을 구성해 운석의 생성 과정을 밝히는 연구에 본격적으로 착수하고, 지속적인 남극 운석 확보를 위해 오는 17일부터 3개월간 장보고과학기지가 건설될 빅토리아랜드에 운석탐사대를 파견할 계획이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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