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7일 교양 잠깐독서
행복의 역습
로널드 W. 드워킨 지음
박한선·이수인 옮김 아로파·1만5000원 이 책의 원제는 ‘인공행복’(Artificial happiness)이다. 무슨 소리? 30대 중반의 변호사인 존 그린은 돈 문제로 아내와 불화하지만, 어린 아들의 양육권을 잃을까봐 이혼은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불행감을 견디려 의사의 처방에 따라 프로작을 먹는다. 프로작은 초국적 제약회사인 릴리에서 개발한 플루옥세틴의 상품명으로, 항우울제의 대명사다. 그린은 프로작의 도움으로 사랑 없는 결혼 생활에서도 행복감을 느낀다. 그는 행복할까, 불행할까? 프로작이 그린한테 안겨준 행복감이 인공행복이다. 인공행복은 삶과 행복이 겉돌게 한다. 남의 일 같은가? 의사인 역자 박한선은 인공행복을 글루탐산나트륨(MSG)의 효과에 빗댄다. 엠에스지는 ‘맛의 요정’이라 불리는 인공조미료다. 아무리 좋은 재료로 정성껏 조리해도 음식에서 ‘엄마 손맛’이 느껴지지 않아 난감해한 적이 없나? 가끔은 그 비밀이 엠에스지인 경우가 있다. 엠에스지를 넣으면 음식이 입에 착 감긴다. 근데 이건 엠에스지 맛일까, 음식 맛일까? 마취과 전문의이자 정치학자인 지은이는 정신작용약물, 대체의학, 강박적 운동요법 따위를 불행을 물리칠 ‘행복의 요정’으로 받들어온 현대 미국인의 신념 체계 밑에 깔린 이데올로기를 집요하게 파헤친다. 그리고 경고한다. 인공행복의 확산이 인류의 삶에 커다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고. 이제훈 기자 nomad@hani.co.kr
로널드 W. 드워킨 지음
박한선·이수인 옮김 아로파·1만5000원 이 책의 원제는 ‘인공행복’(Artificial happiness)이다. 무슨 소리? 30대 중반의 변호사인 존 그린은 돈 문제로 아내와 불화하지만, 어린 아들의 양육권을 잃을까봐 이혼은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불행감을 견디려 의사의 처방에 따라 프로작을 먹는다. 프로작은 초국적 제약회사인 릴리에서 개발한 플루옥세틴의 상품명으로, 항우울제의 대명사다. 그린은 프로작의 도움으로 사랑 없는 결혼 생활에서도 행복감을 느낀다. 그는 행복할까, 불행할까? 프로작이 그린한테 안겨준 행복감이 인공행복이다. 인공행복은 삶과 행복이 겉돌게 한다. 남의 일 같은가? 의사인 역자 박한선은 인공행복을 글루탐산나트륨(MSG)의 효과에 빗댄다. 엠에스지는 ‘맛의 요정’이라 불리는 인공조미료다. 아무리 좋은 재료로 정성껏 조리해도 음식에서 ‘엄마 손맛’이 느껴지지 않아 난감해한 적이 없나? 가끔은 그 비밀이 엠에스지인 경우가 있다. 엠에스지를 넣으면 음식이 입에 착 감긴다. 근데 이건 엠에스지 맛일까, 음식 맛일까? 마취과 전문의이자 정치학자인 지은이는 정신작용약물, 대체의학, 강박적 운동요법 따위를 불행을 물리칠 ‘행복의 요정’으로 받들어온 현대 미국인의 신념 체계 밑에 깔린 이데올로기를 집요하게 파헤친다. 그리고 경고한다. 인공행복의 확산이 인류의 삶에 커다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고. 이제훈 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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