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도시철도 차량시험 인증센터로부터 성능 인증을 받은 인천국제공항 자기부상열차의 운행 모습. 국내에서 처음 운행되는 이 자기부상열차는 2달간의 시운전을 거쳐 오는 7월부터 인천국제공항역에서 용유역까지 6.1 ㎞ 구간에서 운행될 예정이다. 한국기계연구원 제공
인천공항~용유 자기부상열차 타보니
일본 이어 세계 2번째 상용화
전철에 비해 유지·보수비 60%
일본 이어 세계 2번째 상용화
전철에 비해 유지·보수비 60%
승객을 태우지 않은 빈 객차 무게만 19t에 이르는 열차가 자석의 힘으로 ‘공중부양’을 했다.
떠오른 높이가 8㎜에 불과해 공중에 뜬다는 느낌을 받기는 어려웠다. 열차가 궤도 위로 미끄러지듯 움직이자 바닥 쪽에서 ‘쉬이익’ 하는 소리가 들렸다. 김국진 현대로템 전장·신호연구실장은 “열차를 움직이는 전동모터에서 나는 자기음”이라고 말했다. 그리 크지 않은 소리라 일반 전철에선 바퀴와 선로 사이의 마찰음에 묻혀버리는데, 자기부상열차(사진)는 바퀴가 없다 보니 마찰음이 없어 자기음이 들린다는 설명이었다.
자기부상열차가 국내 첫 상업운행에 앞서 14일 국내외 언론인을 대상으로 시승식을 했다. 경전철 크기의 이 열차는 7월 중순부터 인천국제공항역과 용유역 사이 6.1㎞ 구간에서 무인 운전 방식으로 최고 시속 85㎞로 운행된다. 자기부상열차 상용화는 일본에 이어 두번째라는 게 한국기계연구원의 설명이다. 열차와 관련 설비는 현대로템과 기계연구원이 100% 국내 기술로 개발했다.
자기부상열차는 차량 밑에 있는 전자석과 궤도 사이의 자기력에 의해 공중에 뜬 뒤, 차량에 부착된 선형 전동모터(회전형 전동모터를 펼친 형태)와 궤도 사이에 발생하는 유도기전력에 의해 달린다.
열차가 달릴 때의 진동과 흔들림은 지하철에 비해 상당히 약했다. 속도가 상업운전 최고 속도(시속 85㎞) 가까이 올라가도 마찬가지다. 아무것도 잡지 않고 차 한가운데 서 있었지만 속도를 줄일 때 앞으로 몸이 쏠린 것 말고는 불안감이 느껴지진 않았다.
자기부상열차는 소음·진동이 작아 승차감이 뛰어나고, 바퀴와 브레이크가 없어 마찰 분진이 발생하지 않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차를 공중에 띄울 때 따로 에너지가 들어가기 때문에 경제성이 낮아 상용화가 저조하다고 알려져왔다. 실제 자기부상열차 원천기술 개발국인 독일에서도 상용화가 안 돼 있다.
한형석 도시철도차량시험인증센터장은 “유럽에서 상용화가 안 된 것은 철도망이 잘 갖춰져 추가 건설할 곳이 없는 탓도 있다”며 “바퀴형보다 전기를 20~30% 더 소비하지만 운영비와 환경성 등 전체적으로 보면 경제성이 있다”고 말했다.
영종도/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사진 한국기계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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