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빗이끼벌레
수질이 나쁜 호수에서 사는 외래종 태형동물인 큰빗이끼벌레가 4대강 사업 이후 영산강 광주구간에서 대량으로 번지고 있다.
광주환경운동연합은 26일 “광주시 광산구 신창동 풍영정 부근 영산강 상류 구간의 광신보 아래쪽 낙차공과 징검다리 주위에서 남조류를 먹고사는 외래종 태형동물인 큰빗이끼벌레들이 대량으로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4대강 사업 이후 영산강에 나타나는 이상징후”라며 “강물을 막아 수질이 나빠지고 유속이 느려지자 수질이 나쁜 호수에서 번식하는 큰빗이끼벌레가 번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큰빗이끼벌레는 캐나다가 원산지로 호수 주변 수심이 낮은 곳의 돌이나 바닥에 부착해 살기 때문에 강에서는 쉽게 볼수 없는 생물종이다. 군집을 이룬 모양이 흉칙하고 낯선데다 젤리처럼 흐물흐물해서 쉽게 부서지기 때문에 주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이 단체는 “생태에 끼치는 영향은 아직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죽어서 물밑으로 가라앉아 썩으면 수질 악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걱정했다.
이 단체는 “영산강의 전반적인 수생생태계가 바뀌고, 강의 생태환경이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징후라 판단된다”며 “30여년 전 방조제가 축조된 하류인 영산호가 아니라 상류인 광주구간에서 발견된 것이 문제”고 덧붙였다.
최지현 이 단체 사무처장은 “평생 강 주변에서 살아온 주민들이 수박만한 투명 구형 생물에 기겁을 하고 있다”며 “지난해 가을부터 영산강 광주구간의 수중보 부근에서 목격되더니 최근 개체수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단체는 큰빗이끼벌레의 서식분포와 생태영향을 조사한 뒤 대책을 세우라고 촉구했다. 특히 녹조를 먹고 살아가는 외래종 태형동물이 4대강 사업 이후 영산강과 금강 등지에 나타난 만큼 강 생태계의 복원을 서둘러야 한다고 요구했다.
광주/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사진 광주환경운동연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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