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추·말복이 지나고 태풍 ‘할롱’마저 물러가자 가을 정취가 물씬 풍긴다.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며 맑은 하늘을 보인 11일 오후 서울 중구 청계천 다리에서 한 시민이 구름을 잡을 듯 손을 뻗으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이른 더위, 늦장마, 짧은 여름, 가을장마….
궤도이탈을 자주해온 올해 날씨가 가을에도 제 계절답지 않은 더운 날씨로 이변을 계속해갈 전망이다.
기상청은 22일 ‘가을철 기상전망’을 발표해 “9월에는 기온이 평년(월평균 20.5도)보다 높아 덥겠으며, 고기압의 영향을 자주 받겠으나 남쪽을 지나는 저기압의 영향으로 많은 비가 올 때가 있겠다”고 전망했다. 10월에도 기온은 평년(월평균 14.3도)과 같거나 높다가 11월에 들어서야 평년(월평균 7.6도)과 비슷한, 전형적인 가을날씨를 보일 것이라고 기상청은 덧붙였다..
기상청은 또 “9~11월에 태풍은 10~11개 정도가 발생해 평년(10.8개)과 비슷하고 이 가운데 1개 정도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올 여름에 발생한 태풍 8개 가운데 7월에 3개 태풍(너구리, 할롱, 나크리)이 우리나라에 직간접 영향을 줬다.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태풍 건수는 연간 3.1개이다.
한편 기상청은 “적도 중태평양 해저의 고온수역이 점차 강화되면서 동진하는 경향을 보여 엘니뇨로 발달할 가능성이 있지만 동아시아지역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또 북극의 바렌츠-카라해의 해빙면적이 평년과 비슷해 극지역으로부터의 영향도 적을 것으로 보인다고 기상청은 밝혔다.
올 여름(6월~8월20일) 평균기온은 23.6도로 평년과 같았지만, 6월 21.9도, 7월 25.1도로 평년보다 각각 0.7도, 0.6도가 높았던 데 비해 8월 평균기온은 24.2도로 7월보다도 0.9도 낮고 평년보다 1.5도 낮았다.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했지만 6월과 7월은 평년의 절반 수준에 그친 반면 8월에는 평년의 1.7배에 이르렀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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