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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생태 망친 생태공원 ‘총체적 부실’

등록 2014-12-25 20:02수정 2014-12-26 09:28

경기도 양평군 강상면 교평리 송학천 하구와 남한강 합류 지점에 조성된 생태공원의 모습.  4대강사업 조사평가 보고서 제공
경기도 양평군 강상면 교평리 송학천 하구와 남한강 합류 지점에 조성된 생태공원의 모습. 4대강사업 조사평가 보고서 제공
4대강 조사위 보고서 분석 (하)
4대강 사업은 생태 복원을 핵심 목표의 하나로 내걸었다. 생태하천 복원과 생태공원 등 수변생태벨트 조성에 3조원이 투입됐다.

국무총리실 소속 4대강사업 조사평가위원회는 4대강의 생태하천과 생태공원을 조사평가해 “생태계 복원을 고려하지 않고 조성된 것으로 판단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생태를 내건 핵심 사업들에 생태가 고려되지 않았다는 것은 “강 살리기는 4대강 사업의 거짓 명분일 뿐”이라는 환경단체들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조사평가위 분석 결과, 4대강 사업을 통해 4대강에서 제거된 모래톱과 하중도는 각각 416.72㏊와 242.16㏊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천 주변 생물들을 위한 핵심 생태 공간인 모래톱과 하중도를 물속에 처박은 뒤, 4대강 본류 주변에 생태공원 232곳을 조성했다.

조사평가위가 조사해보니 이 생태공원에 새로 심어진 식물 식재량의 43%는 하천습지 생태계에 어울리지 않는 육상 식물이나 조경 식물이었다. 종수로 따지면 87%나 됐다. 평상시 수위보다 7~8m나 높아 습지로 전혀 기능할 수 없는 인공습지까지 생태공원에 버젓이 조성해 놓은 곳도 있었다.

모래톱·하중도 660ha 제거
본류 주변에 232개 ‘생태공원’
수위 7~8m 위에다 인공조성
습지용 아닌 육상식물 43%
어류 다양성 감소현상도 확인
“생태계 복원 고려않고 조성” 결론

조사평가위 보고서는 “생태적 특성과 기능을 거의 고려하지 않은 동일한 형태의 공원을 조성한 것으로 보인다”는 신랄한 평가를 내렸다.

4대강 사업으로 서식 환경이 변화된 데 따른 생물 다양성 감소 현상도 이미 일부 확인됐다. 어류 조사 결과, 4대강 전 지역에서 고인 물에 사는 정수성 어종의 개체수는 크게 증가했지만 흐르는 물에 사는 유수성 어종은 대부분 개체수가 감소했다. 어류 군집이 단순화되고 있다는 뜻이다. 한강에서는 한강납줄개·갈겨니·종개가, 낙동강에서는 뱀장어·가시납지리·버들매치·농어가 자취를 감췄다. 금강에서는 각시붕어·국수뱅어·눈동자개·도화뱅어·떡납줄갱이·흰수마자가, 영산강에선 점줄종개·동사리·중고기·가시납지리·각시붕어·납지리·버들매치·줄몰개·참중고기를 찾아볼 수 없게 됐다. 대부분 유수성 어종이거나 서식처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은 종들이다.

조사평가위는 이런 평가를 토대로 본류와 본류 인근 지천에서 진행되고 있는 정부 부처의 다양한 친수공간 이용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고, 모든 생태공원들을 평가해 필요하면 ‘생태 복원’까지 하라고 권고했다.

조사평가위의 조사 결과 발표 뒤 위원회가 제안한 과제들에 대해 주관부처를 지정해 후속조처 계획을 조속히 마련해 나가겠다고 발표한 정부의 후속조처가 어디까지 이뤄질지 주목된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관련기사 : 물 부족하지 않은 곳에 보 설치…가둔 물 88.7%는 쓸 데가 없어

▷관련기사 : 홍수 막는다는 보, 되레 홍수 위험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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