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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세계의 호수에 ‘환경보전’ 돌을 던지다

등록 2015-01-08 21:51

유동조 작가가 지난달 27일 페루 티티카카 호수에서 잉카어로 물을 뜻하는 ‘우누’(unu)를 새긴 붉은 바위를 가라앉히는 물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이민우 사진가 제공
유동조 작가가 지난달 27일 페루 티티카카 호수에서 잉카어로 물을 뜻하는 ‘우누’(unu)를 새긴 붉은 바위를 가라앉히는 물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이민우 사진가 제공
[사람과 풍경] 유동조 작가 ‘물-행위 설치 프로젝트’
지난달 27일 낮 남미 페루의 티티카카 호수에 파문이 일었다. ‘우누’(unu)가 새겨진 붉은 바위들이 호수의 가장 깊은 곳으로 가라앉으면서 일으킨 파문은 수면에 원을 그리며 멀리까지 퍼져 나갔다. ‘우누’는 고대 잉카의 언어로 알려진 케추아어로 ‘물’이라는 뜻이다.

호수에 돌을 던진 이는 행위설치예술가 유동조(63) 작가다. 이날 유 작가는 남아메리카 유네스코무형문화센터, 페루문화부 푸노문화청의 협조를 얻어 티티카카호에서 가장 깊은 곳인 아만타니섬과 타킬레섬 사이에서 70~90㎏ 무게의 푸노산 바위 4개를 투하했다.

그가 ‘물’을 새기거나 쓴 돌을 호수에 던지는 행위예술은 ‘지구상의 물은 한방울도 더 늘어나지 않는데 물은 점점 말라가는 현실’이라는 자연의 순환장애를 경고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 ‘물’ 글자가 적힌 돌은 호수가 말라야 드러날 터이다. 그는 “지구와 호수가 영원히 존속해 설치작품이 드러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돌에 쓴 글자 ‘물’은 거울에 비친 것처럼 반대로 썼다. 글자가 물에 비쳐야 비로소 제 글씨로 읽을 수 있으므로 호수가 말라 돌이 발견돼도 물이 없으면 제대로 읽을 수 없게 된다”며 물의 소중함을 거듭 강조했다.

지난달 27일 페루 티티카카에
‘물’ 뜻 ‘우누’ 새긴 바위 4개 던져
10년간 11개국 11곳서 퍼포먼스중
“물·자연 소중함 알릴 계기 되길”

그는 이민우 사진가와 함께 지난달 중순 출국해 티티카카로 향하면서 마추픽추 등지에서 현지인들의 도움을 받아 잉카 전통의식으로 생명의 근원인 물이 영원하기를 기원하는 기우제 등을 지내기도 했다.

그는 2000년 충북 청원군 대청댐에서 ‘물이 있으면 물이 없고, 물이 없으면 물이 있다’는 물 설치작품을 기획한 뒤 이를 확대해 2004년 경기도 의왕시 백운호수에서 물-행위 설치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그는 2014년까지 만 10년 동안 11개 나라의 11개 호수에서 물 퍼포먼스를 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덴마크 외른쇠 호수(2005), 노르웨이 아트나 호수(2006), 오스트레일리아 벌리 그리핀 호수(2007), 캄보디아 톤레사프 호수(2008), 이집트 나일강(2009), 인도 만 사가르 호수 등 3곳(2011), 중국 포양 호수(2012), 러시아 바이칼 호수(2013)에서 작품 활동을 했다.

그는 영남대 회화과, 독일 함부르크 국립미술대 자유미술과를 졸업했다. 인천 선화여상 미술교사이던 1981년 한국자연미술가협회 ‘야투’를 공동으로 창립했으며, 평생을 흙(돌), 물, 바람을 소재로 자연과 예술의 조화를 시도해왔다.

“이 프로젝트가 국내외 문화예술의 발전에 기여하고 기후 변화와 물 문제를 안고 있는 전세계에 물과 자연의 중요함을 새롭게 인식시키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계획에서 1년이 늦었지만 올해 미국의 5대호에서 프로젝트의 마침표를 찍을 작정입니다.” 그는 물 퍼포먼스가 만 11년 만에 종착역을 향하고 있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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