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녕군에 위치한 화왕산에는 보랏빛에서 황금빛으로 옷을 갈아입으려는 억새풀을 보기 위한 등산객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매년 이맘때 억새풀이 만개해 '십리억새밭'으로 유명세를 떨친 화왕산은 올해는 따뜻한 기온으로 예년같지 않지만 다른 산에서 찾아 볼수 없는 독특한 지형과 광대한 억새평원은 전국의 등산객들을 끌어들이기에 여전히 부족함이 없다.
화왕산 십리억새밭은 서문과 동문을 잇는 등산로 양쪽으로 커다란 책을 펼쳐놓은 것 같은 형상을 하고 있으며 환장고개를 올라서는 순간 부드럽고 넓은 억새밭이 펼쳐져 가슴을 탁 트이게 하고 있다.
화왕산 억새풀은 9월말과 10월초에는 보랏빛, 10월 중순은 황금빛, 10월 하순은 은빛으로 변했다가 11월초부터는 흰빛깔을 내며 가을빛의 향연을 이룬다.
쾌청한 날 해질 무렵 산성 서벽에 오르면 우리나라 최대의 자연늪인 우포늪이 땅에 눕혀 놓은 거대한 거울처럼 찬란하게 노을빛을 반사하는 장관도 볼 수 있다.
지난해 10월 억새풀이 최고 절정기에 이르렀을 때 화왕산을 찾은 등반객이 하루에만 2만명, 올해에도 다음달 8일 제34회 화왕산 갈대제를 맞아 대성황을 이룰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28일 화왕산을 찾은 김재만(32.부산시 기장구)씨는 "화왕산에서 광활한 억새밭을 보면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며 "사람도 자연과 더불어 살기위해 자연을 사랑하는 정신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창녕군 관계자는 "내년 정월대보름날 행사로 3년마다 열리는 화왕산 억새태우기 행사를 준비중에 있으며 가을 화왕산의 억새풀 장관과 함께 전국의 등산애호가들로부터 벌써부터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종 기자 taejong75@yna.co.kr (창녕=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taejong75@yna.co.kr (창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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