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타의 모습.
물바람숲
사회 시스템과 그 진화는 포유동물 생태학에서 가장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매력적인 과제의 하나다. 무리를 지어 생활하는 종과 단독으로 생활하는 종의 차이는 무엇일까, 무리는 어떤 형태로 만들어질까, 무리를 이루는 구성원 각 개체의 역할은 어떻게 정해질까, 무리는 누가 통솔할까 등 많은 의문점이 줄을 잇는다.
포유동물에서 무리 생활은 일반적으로 초식성 종 대부분과 잡식성 종의 일부가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육식성 종 가운데도 일부 이런 행동을 하는 종이 있다. 고양이과에서는 사자, 개과에서는 늑대가 대표적이다.
세계에 5속 36종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고양이과는 열대지역에서 아한대지역까지, 구대륙에서 신대륙까지 다양한 환경에 적응해 넓게 분포하고 있다. 이들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외부 형태다. 어떤 종이 고양이과 동물인지 아닌지는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다. 몸 크기와 모피 모양에 차이가 있지만 같은 체형을 지니고 있어서다.
고양이과 종은 대부분 배타적이고 단독 성향을 지니고, ‘살아 있는 먹이’를 사냥해 먹는 완전한 육식자로서 생활한다. 산 먹이를 사냥하려면 먹잇감 동물의 급작스런 동작에 대응하기 쉬운 유연한 몸 형태, 소리를 내지 않고 살며시 다가가 먹이를 효과적으로 포획할 수 있도록 들어가고 나오는 날카로운 발톱, 순식간에 치명상을 입힐 수 있는 날카로운 송곳니와 강한 턱 등이 필요하다. 이런 체형은 진화 과정을 통해 완성돼 고양이과의 공통적인 형태로 발전됐다.
울창한 삼림 등의 환경에서는 단독 행동이 사냥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그런데 고양이과 가운데는 사자한테서만 예외적으로 볼 수 있던 ‘무리사회’가 최근 치타와 야생화한 집고양이들에게서도 발견되고 있다.
이들 3종의 고양이과 동물한테 나타나는 무리사회는 대체 어떤 것일까? 그 사회를 형성하는 데 필요한 공통의 요인은 무엇일까? 아직 우리 곁 동물의 생활에는 밝혀지지 않은 비밀이 무척 많다.
글 한상훈 연구관(국립생물자원관), 사진 케빈 월시, 위키미디어 코먼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