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과 중앙아시아에서 소수 관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유라시안 물떼새(Eurasian Dotterel)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견됐다.
한국조류보호협회 충남서산시지회는 지난달 30일 저녁 천수만 A지구 간월호 상류에서 국내 조류학계에는 아직 보고되지 않은 유라시안 물떼새 1마리를 카메라에 담는 데 성공했다고 6일 밝혔다.
1980년대 초 일본에서 관찰된 기록은 있지만 국내에서 이 새가 발견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조류보호협회 이기학 지회장은 "회원 몇명과 함께 철새 모니터링 활동을 벌이던 중 발견했다"며 "검은가슴물떼새와 겉모습은 매우 비슷하지만 몸이 1주일 가량 자란 병아리 정도 크기로 작으며 가슴에 가로로 흰줄이 있는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이 새를 계속 관찰하고 있는 조류전문가 김현태(서산여고 교사)씨는 "올해 여름 번식기에 몽골 등지에서 태어난 녀석이 날씨가 추워지자 중앙아시아 쪽으로 돌아가다 길을 잘못 들어 우리나라까지 온 것 같다"며 "지난 4일에 보니까 왼쪽 다리를 조금 절고 있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조류보호협회 회원들은 이 새의 가슴을 가로지르는 흰줄 특징을 들어 우리말 이름을 `흰줄가슴물떼새'로 하는 방안을 논의중이며 새의 다리상태가 악화될 경우 포획해 치료한 뒤 방사할 계획이다.
이 새는 주로 초지나 얕은 개울가에서 곤충이나 작은 무척추동물을 잡아 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윤덕 기자 cobra@yna.co.kr (서산=연합뉴스)
정윤덕 기자 cobra@yna.co.kr (서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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