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신안 흑산도에 공항을 짓기 위해 벌인 환경영향평가가 환경부에 의해 반려됐다.
환경부는 최근 국토교통부가 협의 요청한 흑산공항 건설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반려했다. 환경부는 “주요 철새도래지인 흑산면 예리 일대에 공항이 들어설 경우 철새에게 미치는 환경영향 조사와 분석이 미흡하다”고 밝혔다.
앞서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도 이 사업과 관련해 “공항이 조성되면 아시아 멸종위기종을 포함해 150종 이상의 철새들이 중간 기착하는 예리 일대가 심각하게 훼손될 가능성이 있다”며 재검토 의견을 낸 바 있다.
이에 따라 국토교통부는 이달 안에 철새도래지에 끼치는 영향을 재조사하는 별도 용역을 발주한 뒤 10월께 환경부와 재협의를 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6월 흑산공항 기본계획과 타당성 평가용역을 마쳤고, 8월까지 기본계획을 고시하겠다는 방침이었다. 이어 2017년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가, 2020년까지 공항을 개통한다는 일정을 짰다.
흑산공항 건설사업은 1872억원을 들여 신안군 흑산도 예리 일대 터 68만4000㎡(20만7000평)에 50인승 중소형 항공기가 취항할 수 있는 길이 1200m, 너비 30m의 활주로 등 공항시설을 갖추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공항이 건설되면 서울에서 고속철도와 여객선을 이용해 6시간 걸리던 거리가 1시간으로 당겨질 수 있다. 전남도와 신안군은 이 공항이 섬 주민의 생활수준을 향상시키고, 중국인을 비롯한 국외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다는 기대를 걸고 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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