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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지자체간 방폐장 유치전 ‘진흙탕 싸움’

등록 2005-10-12 16:10수정 2005-10-12 16:10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방폐장) 유치를 둘러싼 지방자치단체 간의 경쟁이 지나쳐 `진흙탕 싸움'으로 변했다.

12일 군산, 경주시민들에 따르면 방폐장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는 지자체 간의 경쟁이 과열돼 정치인, 공무원들이 지역감정을 자극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아 가뜩이나 걸끄러운 동-서 간의 갈등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지자체 내에서도 방폐장 찬반단체 간에 격렬한 공방을 벌이면서 앙금이 쌓여 주민투표 이후 적지않은 후유증을 예고하고 있다.

▲지자체간 과열 경쟁

방폐장 유치 경쟁에서 첨예한 대결 구도를 보이고 있는 지자체는 전북 군산, 경북 경주.포항.영덕 등 4곳 가운데 군산과 경주시다.

방폐장 유치를 위해 지역언론이 대리전 양상을 보이던 이들 두 지자체는 이달초 주민투표안이 공고되면서 정치인과 공무원이 전면으로 나서 서로를 헐뜯고 있다.

송웅재 군산시장 권한대행은 지난 10일 "방폐장 문제 해결을 위해 전북지역이 선도적인 역할을 했음에도 현 정부는 방폐장 유치 경쟁지인 경주시에 원전 증설을 이유로 거액을 주며 편파 지원하고 있다"며 포문을 열었다.

이에 `국책사업 경주유치 추진단'은 "군산시의 성명을 보면 사실왜곡과 선동이 도를 넘었다"며 "군산시는 지역감정을 부추겨 방폐장을 유치하려는 망동을 즉각 중지하고 정치적 음모를 통해 해결하려는 우를 범하지 말라"고 반박했다.


군산에서는 지역감정을 자극하는 발언은 경주 쪽이 먼저라고 주장하고 있다.

열린우리당 군산시 당원협의회는 성명을 통해 "경주시는 `정치적 음모로 태권도 공원을 전북에 빼앗겼는데 방폐장 마저 넘겨줄 수 없다'고 하는가 하면, 그 지역의 모 국회의원은 호남사람의 몰표 투표성향 운운하며 지역감정을 노골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같은 주장을 하는 군산 역시 지역감정 발언에서 자유롭지 않다.

지난 10일 송 시장대행의 성명 발표 후 군산시내에는 `광주.전남 들러리도 지겨운데 이젠 경상도 들러리까지 서야하나'라며 지역감정을 자극하는 문구가 담긴 출처 불명의 유인물이 뿌려졌기 때문이다.

▲지자체 내부 갈등

지자체 내부 방폐장 찬반단체 간의 공방도 도를 넘어섰다.

(사)군산시국책사업추진단은 최근 성명을 통해 "외국인, 종교인, 반핵주의자 등 투표운동이 금지된 타지인들이 군산시에 무상 출입하며 시민들 선동하고, 불안에 떨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군산 핵폐기장 유치반대 범시민대책위'는 "군산시와 방폐장 찬성단체가 관권과 금권으로 투표운동의 공정성을 해치고 있다"며 싸잡아 비난하고 있다.

핵대책위는 특히 "주민투표 부재자 신고는 명백한 관권개입에 의한 것으로 전 면 무효"라며 회원 20여명이 지난 10일 시장실에서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또 경북 영덕에서는 핵폐기물 반대 대책위원회가 "군에서 공무원을 동원해 부재자 투표를 독려하는 등 군민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며 군수와 군의회의장 등 8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 같은 과열경쟁과 내부갈등 탓에 주민투표 이후 심각한 후유증이 예상되고 있다.

부재자 투표를 놓고 일찌감치 공정성 논란이 일고 있는데다 경쟁 지역간의 첨예한 대립으로 방폐장 입지를 선정한다 해도 탈락 지역이나 반대 단체들이 결과를 순순히 받아들이겠느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방폐장 유치에 나선 지자체와 인접 지역 사이의 갈등도 해결해야 할 과제 중의 하나다.

한편 중앙선관위는 12일 방폐장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는 자치단체장에게 과열경쟁을 자제해줄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전성옥 홍창진 기자 sungok@yna.co.kr (군산.경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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