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씨앗·바나나 껍질 연료로 자동차 달린다
‘식물에서 자동차 연료를 만들고, 유기물 쓰레기를 이용해 에너지를 생산한다.’
상상 속에서나 가능하지 실제로 이것이 실현될 수 있을까? 풍력이나 태양광에 이어 새로운 재생에너지로 떠오르고 있는 바이오매스(생물자원)를 이용한 에너지 생산에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아직은 그 실현 가능성에 고개를 갸웃거리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지난 17일부터 프랑스 파리 의회궁에서 열리고 있는 ‘제14차 유럽 바이오매스 전시회’는 이것이 공상이 아닌 현실임을 보여준다.
전시회에 참가한 네덜란드의 ‘딜리전트’는 식물에서 연료를 생산하는 기술을 실현하고 있다. 식물 씨앗에서 자동차 연료인 바이오디젤을 만들고, 당밀이나 바나나 껍질을 이용해 바이오에탄올을 만드는 것이다. 바이오디젤을 만드는 씨앗은 탄자니아에서 재배하는 자트로파 커카스라는 관목에서 채취한다. 이 씨앗은 기름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데, 3~4kg의 씨앗에서 1ℓ 정도의 디젤이 나온다. 그 부산물로는 비누를 만들기도 한다. 그럼 이 디젤로 자동차가 정말 굴러갈 수 있을까. 딜리전트의 프로젝트 엔지니어인 이르 디스 아드리안스는 “내가 모는 자동차에 넣고 운전하는데 아무런 문제없이 잘 간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쓰레기 태워 전기등 생산
딜리전트는 탄자니아에서 생산하고 있는 이 바이오디젤을 유럽에 수출할 계획이다.
딜리전트는 또 중남미의 콜롬비아에서 당밀과 바나나 껍질, 커피 과육 등을 발효시켜 바이오 에탄올을 생산하고 있다. 딜리전트는 현재 이 에탄올을 콜롬비아의 택시 16대에 넣어 시험 가동 중이다.
‘연료용’ 나무를 생산하는 업체도 있다. 스웨덴의 ‘아그로브랜슬레’라는 회사가 개발한 연료용 나무는 속성으로 자라는 버드나무다. 이 나무는 3년이면 연료용으로 쓸 수 있는 6~7m 높이로 자란다. 그리고 이 나무를 베어내면 그 자리에 다시 버드나무가 자라나 3년 뒤면 또 베어내 팔 수 있다. 최근 연료용으로 쓰이는 목재 수요가 많아지면서 이처럼 속성으로 자라는 나무가 수익성이 있게 된 것이다. 이 회사의 스티그 라르손 박사는 “이 버드나무는 한 번 심으면 수십번 베어내 팔 수 있기 때문에 수익성이 높다”며 “이런 나무를 심는 것은 경제적일 뿐 아니라 친환경적”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이 나무는 스웨덴과 영국, 폴란드 등에서 재배되고 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있는 ‘쓰레기와 에너지회사’는 도시에서 나오는 각종 쓰레기를 소각해 전기를 생산하고, 부산물로 건축자재를 만든다.
빨리 자라는 연료용 나무 1993년부터 암스테르담 서쪽 항구지역에서 쓰레기 소각장을 가동하고 있는 이 회사는 1년에 85만t 정도의 도시 쓰레기를 처리하고 있다. 이 회사의 사업담당 이사 윌 자이에르휘스는 쓰레기 소각 과정에서 나온 금 성분이 섞인 노란 철덩어리를 보여주며, “쓰레기는 깨끗하고, 에너지며, 재생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전시회에는 이 밖에도 생물자원을 이용해 전기나 가스를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한 유럽의 50여개 업체들이 참여하고 있다. 21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서는 세계 80여개국으로부터 1천여명의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포럼도 열린다. 파리/글·사진 정석구 기자 twin86@hani.co.kr
빨리 자라는 연료용 나무 1993년부터 암스테르담 서쪽 항구지역에서 쓰레기 소각장을 가동하고 있는 이 회사는 1년에 85만t 정도의 도시 쓰레기를 처리하고 있다. 이 회사의 사업담당 이사 윌 자이에르휘스는 쓰레기 소각 과정에서 나온 금 성분이 섞인 노란 철덩어리를 보여주며, “쓰레기는 깨끗하고, 에너지며, 재생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전시회에는 이 밖에도 생물자원을 이용해 전기나 가스를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한 유럽의 50여개 업체들이 참여하고 있다. 21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서는 세계 80여개국으로부터 1천여명의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포럼도 열린다. 파리/글·사진 정석구 기자 twin8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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