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관리공단은 3일 기후와 계절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계절 알리미 생물종’ 50종을 선정해 발표했다.
계절 알리미 생물종은 국립공원 탐방 때 계절의 변화를 확인하고 기후변화를 실감할 수 있는 동식물로 식물 28종, 곤충 10종, 양서류 4종, 조류 8종을 초봄(13종), 봄(10종), 초여름(8종), 여름(8종), 초가을(6종), 가을(5종) 등 6개 시기로 나눠 선정했다.
초봄을 알리는 동식물로는 히어리, 노루귀, 변산바람꽃, 복수초, 생강나무, 얼레지, 진달래가, 봄은 보춘화(춘란), 산벚나무, 피나물, 한계령풀, 할미꽃, 현호색, 호랑나비, 도롱뇽, 두꺼비, 뻐꾸기가 뽑혔다.
초여름은 물레나물, 백운산원추리, 일월비비추, 큰까치수염, 모시나비, 길앞잡이, 꾀꼬리, 소쩍새가, 여름은 왜솜다리, 무릇, 산수국, 참나리, 제비나비, 참매미, 두견이, 솔부엉이가 선정됐다. 초가을은 고려엉겅퀴, 금강초롱꽃, 쑥부쟁이, 고추잠자리, 귀뚜라미, 검은딱새가, 가을은 구절초, 꽃향유, 산국, 억새, 늦반딪불이가 추려졌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우선 계절별 발생과 개화 시기를 기준으로 구분하고 기후변화 생물 지표종과 모니터링 대상종 여부, 분포 지역 특이성, 대중성 등을 고려해 분야별 전문가의 평가를 통해 선정했다”고 밝혔다. 평가는 공단이 1991년부터 해오고 있는 자연자원조사를 통해 확보한 2만183종의 국립공원 생물종을 대상으로 했다.
이번에 선정된 계절 알리미 생물종에는 기상청이 봄꽃 개화 시기를 예보하는 기준인 개나리, 벚꽃 등은 빠졌다.
명현호 국립공원관리공단 국립공원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계절 알리미 생물종은 국립공원 안에 서식하며 도심 등 인위적 환경 영향을 받지 않는 동식물을 대상으로 선정하다 보니 생활 환경과 가까운 생물종을 주로 기준으로 삼는 기상청과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올해부터 봄꽃 개화 시기 등 계절기상예보를 중단하고 민간에 맡겼다.
이번에 선정된 계절 알리미 생물종 가운데 변산바람꽃, 피나물, 한계령풀, 고려엉겅퀴, 금강초롱꽃, 북방산개구리 등은 환경부와 산림청이 지정한 기후변화 지표종으로, 이들의 생태 변화를 살피면 기후변화를 알 수 있다. 국립공원연구원이 북방산개구리의 산란을 관찰한 결과 2010년에 비해 2014년은 22일이 빨라졌다. 박새 산란의 경우 2013년에 비해 2014년에 19일, 신갈나무 잎이 나오는 시기(개엽)는 11일이 당겨졌다.
한편 국립공원연구원은 기후변화에 따른 국립공원 생물종 보전과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국민모니터링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2014년 발족한 모니터링단에는 현재 205명이 활동하고 있으며, 이들은 국립공원의 산·바다·섬에서 생물들의 현상을 사진으로 찍어 국립공원관리공단에 제공하고 있다. 국립공원연구원은 수시로 모리터링단 회원을 모집해 교육 과정을 거쳐 회원증을 발급해주고 있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