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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댐 반대로 피살된 그들의 죽음을 묻지 않았다

등록 2016-03-22 19:05수정 2016-03-22 19:05

녹색이야기
3월은 유엔 지정 인권보호 관련 기념일이 많은 달이다. 3월8일 여성의 날과 3월21일 인종차별 철폐의 날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유엔이 이런 날들을 정한 취지와는 반대로 지구상 많은 곳은 피로 물들고 있다. 그중 스페인어로 ‘깊은 곳’이라는 뜻을 가진 나라 온두라스에서 발생한 폭력과 청부살인의 늪은 전세계 시민들의 안타까움과 분노를 사고 있다.

2015년 골드먼 환경상을 수상한 렝카족 베르타 카세레스가 3월3일 자택에서 총격을 받아 숨진 슬픔이 채 가시지 않은 3월15일 그녀의 동료 넬손 가르시아 역시 자택에서 피격 살해됐다. 온두라스 원주민위원회 창립자인 이들이 살해된 것은 렝카족이 신성시하는 괄카르케강 유역에 건설될 예정인 아과사르카 수력발전댐 건설에 맞섰기 때문이다. 이 댐과 관련해 목숨을 잃은 사람은 이들을 포함해 5명을 넘어섰다. 렝카족은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땅을 지키기 위해 사전 동의 없는 정부의 댐 건설 계획에 저항해왔다.

3월15일 넬손이 피살된 뒤 온두라스의 많은 시민은 아과사르카댐 건설 계획을 저지하고, 힘있는 자가 죄를 지어도 처벌되지 않는 사회 풍토를 종식시키기 위해 거리로 나섰다. 이에 호응해 전세계에서는 현재 ‘베르타를 위한 정의’를 외치는 활동이 펼쳐지고 있다.

네덜란드개발은행(FMO)과 핀란드개발은행(FINFUND)은 이들 사건이 해결될 때까지 온두라스에서의 모든 활동을 일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중남미 인권변호사, 아르헨티나 군부독재를 종식시킨 ‘5월광장어머니회’ 창립자 등으로 구성된 12명의 온두라스 국제방문단은 온두라스 현지에서 정확한 진상 규명을 위해 활동 중이다. 미국 워싱턴에 있는 국제개발협력기금의 해외 댐 건설 지원 반대 행동도 전개되고 있다. 핀란드에 터 잡고 사는 소수민족인 사미족 의회는 핀란드와 유럽연합의 해외 지원 기금이 인권과 민주주의 실현, 특히 원주민의 권리 보호에 사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성명서로 동참했고, 한국의 70여개 환경단체도 21일 베르타와 원주민의 권리를 지지하는 연대성명서를 주한 온두라스 대사관에 전달했다.

오는 27일은 베르타와 넬손이 온두라스 원주민위원회를 창립한 날이다. 어이없게 동료들을 보낸 온두라스 원주민위원회 구성원들은 “우리는 생명의 위협을 느끼지만 두렵지 않다. 우리는 그녀를 묻은 적이 없다. 여전히 그녀는 에스페란사 그녀의 집에서 우리에게 희망을 보내오고 있다”며 더 큰 싸움을 준비하고 있다.

  김춘이 환경운동연합 운영처장
김춘이 환경운동연합 운영처장
그들은 베르타 카세레스와 넬손 가르시아의 죽음 앞에서 “우리는 강을 원한다. 단지 빨래를 위한 강이 아니라 마실 물이 있는 강을 원한다. 내 땅을 지키고 마실 물을 원하는 내 동료를 죽이는 것이 개발인가?”라고 절규하고 있다. 그들의 외침이 그냥 들리지 않는 건 내가 환경운동가여서만은 아닐 것이다.

김춘이 환경운동연합 운영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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