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서 드론으로 촬영한 ‘엘니뇨‘ 현상. 연합뉴스
역대 1~2위 급으로 강하게 발달해 현재 진행 중
“태평양 강수대 패턴따라 강수량 최대 20% 차이”
“태평양 강수대 패턴따라 강수량 최대 20% 차이”
엘리뇨 종류에 따라 우리나라 여름철 강수량이 최대 20%까지 차이가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슈퍼엘니뇨가 진행중이지만 여름께 소멸할 가능성이 있어 올해 여름 한반도 강수량에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전남대 해양학과 함유근 교수 연구팀은 26일 “엘니뇨가 발생했을 때 한반도에 비가 많이 내린 해와 비가 적게 내린 해를 나눠 비교 분석해보니 적도 태평양에서 비가 동쪽과 서쪽 어느 쪽에 치우쳐 오는지에 따라 우리나라 여름철 강수량이 크게 달라지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의 논문은 오는 27일부터 부산에서 열리는 2016년도 한국기상학회 봄철 학술대회에서 발표된다.
엘니뇨는 적도 동태평양에서 중태평양에 이르는 해역에서 해수면 온도가 평년에 비해 높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지난해부터 시작한 엘니뇨는 역대 1~2위에 해당할 정도로 강하게 발달해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다.
연구팀은 1979년부터 2010년까지 발생한 6차례의 엘니뇨에 대해 한반도에서 강수량이 평년보다 많았던 3개 해와 평년보다 적었던 3개 해를 분석했다. 그 결과 엘니뇨 시기에 강수대가 상대적으로 서태평양 쪽으로 치우치는 경우는 한반도 여름철 평균 강수량이 늘어나는 반면 강수대가 동태평양 쪽으로 치우쳐 발달하는 경우는 여름철 평균 강수량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엘니뇨는 주로 봄철(4월)과 가을철(11월) 강수량과 상관관계가 있고, 여름철 강수량과는 별다른 관련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이번 연구에서 중태평양 엘니뇨가 발달할 경우 동태평양 엘니뇨가 발달할 때보다 평균 강수량이 하루에 1.5㎜ 더 많은 것이 확인됐다. 6~8월 여름철이 92일임을 고려하면 여름철 강수량이 138㎜ 차이가 나는 것이고, 한반도 여름철 평년 강수량이 723.2㎜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엘니뇨 고수온 해역 위치와 강수 패턴에 따라 한반도 여름철 강수량이 20% 정도 변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연구팀은 “엘니뇨 강수대가 적도 서태평양에 발달할 경우 아열대 서태평양의 강수량이 줄어들고, 이로 인해 한반도 동남쪽 아열대 해역에는 고기압성 순환이 강해지는데 이 고기압성 순환이 한반도에 남풍과 함께 수분을 공급해 한반도 여름철 강수량이 늘어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반면에 적도 동태평양 강수가 발달한 엘니뇨의 경우 한반도 주변에 남풍 대신 북풍이 우세해지면서 여름철 강수량이 감소하게 되는 것으로 연구팀은 추정했다.
연구팀은 또 “엘니뇨 시기 중 한반도 여름철 강수량이 증가하는 경우는 엘니뇨가 소멸하는 여름철에 나타나는 경향이 있었고, 한반도 여름철 강수량이 감소하는 경우는 엘니뇨가 발달하는 여름철에 나타나는 경향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함유근 교수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엘니뇨는 중태평양 엘니뇨와 동태평양 엘니뇨 특성을 모두 가지고 있지만 현재 엘니뇨 강수대는 서태평양에 치우쳐 나타나는 특성이 강하게 나타나고 이번 엘니뇨가 여름철까지 유지될 경우 올 여름 한반도 강수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세계 대부분의 예측 모델은 올해 엘니뇨가 여름철께 소멸할 것이라는 예측치를 내놓고 있어 엘니뇨로 인해 올 여름 우리나라 강수량이 증가할지는 확실하지 않다. 한양대 해양융합과학과 예상욱 교수는 “올해 북동 태평양 지역의 해수면 온도가 높아 엘니뇨가 여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측되기도 했지만 바닷속의 차가운 해수가 동쪽으로 진행하고 있어 알 수 없어 여름께 소멸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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