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생물자원관, 기후변화 영향으로 한반도 더워진탓 추정
남부 지방 습지에 주로 분포해온 연분홍실잠자리를 비롯한 남방계열 잠자리류가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중북부 지방까지 분포 지역을 확장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생물자원관은 25일 한국 생물다양성 관측 네트워크(K-BON) 활동을 통해 일부 남방계열 잠자리류가 중북부 지방으로 분포 영역을 확장한 것을 최근 확인했다고 밝혔다. 한국 생물다양성 관측 네트워크는 지구가 안고 있는 에너지, 대기, 해양, 생물다양성, 생태계 등 9개 분야의 변화를 관찰하고 기록하는 지구관측그룹(GEO) 사업의 하나로, 22개 민간단체가 협력해 국가 기후변화 생물지표에 대한 전국 모니터링을 진행해오고 있다.
생물다양성 관측 네트워크의 관찰 결과를 보면, 2011년부터 경기도 양평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1마리씩 눈에 띄던 연분홍실잠자리가 올해는 서울 길동생태공원에서 30마리 이상 발견됐다. 연분홍실잠자리는 전남, 경남 등 남부지방 습지에 분포하는 남방계열 종으로 ‘국가 기후변화 생물지표 100종’에 포함되어 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길동생태공원에서 연분홍실잠자리가 30마리 이상 발견된 점을 이들이 이곳에 완전히 정착한 근거로 보고 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대만, 일본 남부지역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열대 지역의 대표적인 곤충인 하나잠자리의 국내 분포 지역도 제주도에서 강원도 고성까지 북상한 것을 확인했다. 하나잠자리는 1982년에 제주도에서 처음 발견되고, 2011년부터 포천을 비롯한 중북부 1~2마리씩 관찰됐는데, 올해는 강원도 고성 등 여러 곳에서 1~5마리씩 발견됐다.
제주도에서 2010년 처음 관찰된 남방계열 남색이마잠자리도 지난해 전남 나주와 함평 지역에서 발견된 데 이어 올해는 전북 군산 지역에서 1마리가 관찰됐다.
국립생물자원관은 남방계열 잠자리류의 발견 지역이 계속 북상하는 것은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한반도 기후가 그 만큼 더워졌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글 김정수 선임기자,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jsk21@hani.co.kr
연분홍실잠자리 수컷
하나잠자리 암컷
남색이마잠자리 수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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