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방폐장) 터 선정을 위한 주민투표가 경주·영덕·포항·군산 등 유치를 신청한 네 곳에서 2일 동시에 치러져, 밤 9시40분 현재 경북 경주가 90.8%의 가장 높은 찬성률을 보였다.
이어, 전북 군산이 34.9% 개표율에 79.3%의 찬성률을 기록했다. 치열한 경합을 벌여온 두 지역의 찬성률이 10%포인트 이상의 격차를 보이고 있어 최종 방폐장 후보지로 경주가 확실시되고 있다. 경주시민들은 밤 9시를 넘어서면서 찬성률이 다른 곳보다 10% 가량 앞서자 한껏 고무된 분위기였다.
백상승 경주시장은 방폐장 터로 경주가 유력하자 성명을 내어, “방폐장 유치 활동을 한 국책사업 경주유치단과 시민들에게 감사드린다”며 “유치 활동 과정에서 발생한 반목과 갈등을 털어버리고 정부에서 지원하는 각종 혜택으로 주민 숙원사업을 조속히 해결하고, 양성자 가속기 사업 등도 애초 계획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경북 영덕은 79.3%의 찬성률로 개표가 완료됐으며, 경북 포항은 63.6% 개표율에 68.5%의 찬성률을 보였다. 이날 투표율은 경주 70.78%, 군산 70.14%, 포항 47.22%, 영덕 80.21% 등이었다. 방폐장 터는 투표권자 3분의 1 이상이 투표해 과반수의 찬성을 얻은 지역 중 찬성률이 가장 높은 지역이 선정된다.
정부는 주민투표 결과가 나오면 3일 오전 국무총리와 산업자원부, 행정자치부, 과학기술부 장관 등이 참석하는 관계장관 회의를 열어 투표 결과를 보고하고, 유치지역 지원계획, 투표 이후 민심 수습방안 등을 논의할 방침이다. 후보지로 선정된 지역은 연말까지 전원 개발사업 예정구역으로 지정·고시되며, 사업자인 한국수력원자력은 내년 상반기 지질조사와 환경영향평가 등을 거쳐 방폐장 실시계획 승인과 건설운영 허가를 받아 2007년 상반기에 착공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이에 앞서 네 지자체는 지난달 4~8일 부재자 투표 신청을 받아 24일부터 부재자 투표를 벌였다. 네 지자체는 지난 8월 말 방폐장 유치 신청을 냈으며, 산업자원부의 주민투표 요구에 따라 10월4일 주민투표 시행을 동시에 발의했다. 정남기 기자 jnam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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