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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원앙의 화려한 ‘짝짓기 옷’, 가을이 발그레

등록 2016-11-16 18:13

부제:

김포 장릉 저수지 300여마리 찾아와

텃새이기도 하고 철새이기도 해

원앙이 단풍에 물들었는지

단풍이 원앙을 닮았는지…

암컷 유혹하는 수컷 혼인색 깃털

금실 좋은 부부관계의 비결

원앙은 텃새이기도 철새이기도 하다. 경기도 김포 장릉 저수지는 철새 원앙이 우리나라에서 겨울을 나고 봄에 러시아 번식지로 떠나거나 가을에 우리나라를 찾는 이동 시기에 약 두 달 동안 머무는 곳이다. 이 가운데 일부는 아예 저수지에 자리잡고 머물기도 한다.

2009년 장릉 저수지에서 원앙 12마리를 발견했다. 이 저수지에는 원앙이 주변에 노출되지 않고 마음껏 노닐 수 있는 수면이 있고 주변에는 쉼터와 잠자리가 있다. 딱 하나 부족한 것이 먹이였다.

야생에는 가급적 개입하지 않는 게 옳다. 그러나 어쩌랴. 우리는 원앙의 먹이터를 모두 없앴으니. 원앙이 좋아하는 볍씨를 먹이로 주기 시작했다. 그 뒤 7년 만에 원앙의 수는 꾸준히 늘어 현재 300마리가 넘는 원앙이 이곳을 찾아온다. 늘어난 원앙 덕분에 지난해와 올해 3회에 걸쳐 ‘김포 장릉에서 만나는 우리 철새’ 행사를 열기도 했다.

10월28일 장릉 저수지에 갔다. 푸른 잎이 붉게 물드는 저수지에서 원앙 수컷이 짝짓기 철을 앞두고 혼인색으로 바뀐 깃털을 화려하게 드러냈다. 원앙이 단풍잎으로 물들었는지 단풍이 원앙을 닮았는지 모를 만큼 둘은 함께 어우러져 저수지를 아름답게 수놓았다.

아직 변환이 다 끝나지 않은 수컷도 더러 보인다. 원앙 수컷은 1년에 3개월 정도는 암컷과 같은 색을 띠고 나머지 기간은 화려한 깃털로 지낸다.

원앙은 경쟁자와 힘으로 경쟁하기보다 가장 멋스럽고 화려한 깃털을 내세워 힘의 상징으로 과시한다. 화려한 깃털은 암컷과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암컷을 유혹하는 수단이 되기 때문에 깃털 치장은 짝을 맺는 경쟁력이다. 원앙이 금실 좋은 부부관계를 꾸준히 유지하는 비결은 깃털 관리를 철저히 하는 원앙 수컷에게 달려 있다. 암컷은 화려하진 않지만 무척 단아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래서인지 저수지엔 암컷 원앙보다 수컷 원앙이 더 많아 보였다.

글·사진 윤순영/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한겨레 생태환경 웹진 <물바람숲> 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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