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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과수원 주인 “반달곰이 걸릴 줄 몰랐다”

등록 2005-11-04 16:50

"멧돼지들이 자주 출몰해 올무를 놨는데 곰이 걸릴 줄 몰랐다"

북한산 반달곰 `장강21(수컷)'이 자신이 놓은 올무에 희생된 것에 대해 밤나무 과수원 주인 정모(53.농업)씨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정씨는 지난달 초 야생동물을 쫓아내려고 자신의 밤나무 과수원 주변에 올무를 쳐 놓은 후 3일 아침 과수원에 올라갔다가 올무에 걸린 반달곰 장강21을 발견했다.

멧돼지가 아닌 반달곰이 걸린 것에 당황한 정씨는 국립공원관리공단 반달가슴곰 관리팀에 즉각 신고했다.

발견할 때까지만 해도 살아있던 반달곰이 끝내 숨지자 정씨는 "죄인 아닌 죄인이 됐다"며 안타까워했다.

구례경찰서는 4일 정씨를 불러 올무를 놓게 된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정씨의 경우 지난 8월 올무에 걸린 반달가슴곰 `랑림32호'을 발견한 뒤 암매장한 혐의로 입건된 농민과는 다르다"며 "올무 설치를 신고했는지 등을 따진 뒤 정씨에 대한 형사처벌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4개월 전 지리산에 방사된 장강 21은 3일 오전 11시께 전남 구례군 토지면 문수저수지 정씨의 밤나무 과수원 인근에서 올무에 걸린 채 발견된 뒤 관리소로 옮겨져 치료를 받다 4일 새벽 죽었다.

남현호 기자 hyunho@yna.co.kr (구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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