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에 사는 염소를 포획하기 위해 드론을 띄우고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무인도에 풀어놓은 염소를 포획하기 위해 드론을 띄운다. 야생동물 생장에 유해한 드론이지만, 무인도의 염소는 생태계 위해종이라는 이유로 드론을 날리기로 결정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올해 3월 말 다도해해상국립공원 안에 있는 진도군 족도, 고흥군 대염도, 통영시 가왕도와 한려 해상국립공원에 속한 통영시 가왕도 등 무인도 3곳에 방목된 염소 32마리를 포획했다고 16일 밝혔다.
염소 포획 수단은 열화상 카메라가 장착된 드론이다. 드론은 열화상 카메라를 이용해 섬 어디에 염소가 있는지, 몇 마리가 있는지를 파악하고, 미리 그물을 쳐놓은 곳으로 염소를 몰이한다. 이어 뒤를 따르는 사람들이 살아있는 염소를 포획한다. 국립공원관리공단 환경관리부 이진범 부장은 “족도의 염소 15마리는 방목한 원래 주인이 데려갔다. 다른 두 곳의 염소는 보육원 같은 민간시설에 기부했다. 민간시설에서 팔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공단이 염소를 포획한 근거로 내세운 것은, 방목된 염소가 천적이 없어 개체 수가 급증하고 국립공원의 식물 훼손이 심각해서다. 결국 국립공원에는 염소가 있으면 안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농가에서 사육 중인 염소는 가축이다. 국립공원 무인도에 방목된 염소 소탕 작전은 생태계 복원과 동물 복지 사이에서 생태계 복원을 우선하는 정책이다. 환경부는 방목된 염소에 대해 생태계 위해성 2급 종으로 분리하고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직원들이 무인도의 염소를 포획하고 있다. 염소는 드론을 띄워 잡았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공단은 ‘드론 해양순찰단’을 두고 올해 말까지 7곳의 무인도에서 사는 염소 80마리의 완전 포획을 목표로 하고 있다. 드론은 총 39대가 있다고 한다. 공단은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이미 2840마리의 염소를 잡았다. 공단은 이미 포획한 개체 말고도 다도해-한려해상 국립공원 안에 있는 23개 섬 안에는 848마리의 염소가 더 살고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드론의 유해성에 대해 공단은 “드론은 야생동물 생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미국에서는 공원 안 드론 비행을 금지하고 있다. 무인도 유해 야생동물 조사 외에는 직접 촬영하지 않는다”라고 해명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