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환경

옥수수로 만든 ‘장난감 총알’ 보셨어요?

등록 2005-11-15 18:36수정 2005-11-16 14:12

지난주 고양시 킨텍스(한국국제전시장)에서 열린 친환경상품전시회에 출품된 다양한 친환경상품들. 왼쪽 맨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옥수수 전분을 주원료로 만든 장난감 총알·골프티·인형, 콩을 주원료로 사용한 갖가지 세정용품들, 태양열조리기와 태양전지 정원등, 과자·라면 봉지 등을 재활용한 야외 테이블 세트, 폐타이어 등을 재활용한 바닥재들, 전분으로 만든 다양한 용기들.
지난주 고양시 킨텍스(한국국제전시장)에서 열린 친환경상품전시회에 출품된 다양한 친환경상품들. 왼쪽 맨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옥수수 전분을 주원료로 만든 장난감 총알·골프티·인형, 콩을 주원료로 사용한 갖가지 세정용품들, 태양열조리기와 태양전지 정원등, 과자·라면 봉지 등을 재활용한 야외 테이블 세트, 폐타이어 등을 재활용한 바닥재들, 전분으로 만든 다양한 용기들.
서울 휘경2동에 사는 윤태순씨네는 거실에 지렁이 화분을 두고 음식물쓰레기 대부분을 지렁이에게 먹여 처리한다. 군포시 오금동에 사는 회사원 신동철씨는 물에 잘 분해되지 않는 샴푸 대신 세숫비누로 머리를 감는다. 군포YMCA 생협모임인 줌마등대 회원들은 쓰다 남은 식용유를 모아 세탁비누를 만들어 나눠 쓴다.

우리 주위를 돌아보면 이처럼 나름대로 친환경적 생활방식을 실천하는 사람들을 종종 만날 수 있다. 이런 생활방식은 간단한 듯 보여도 직접 실행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환경문제를 꽤 걱정하는 사람도 막상 따라할 엄두를 내기는 쉽지 않다.

현재도 2542점 시판중

지렁이는 생각만해도 징그러워서 죽어도 못 기르겠다는 사람들, 폐식용유로 비누를 만들려 해도 만들 시간이 없는 사람들은 친환경적 삶을 포기해야만 할까? 그렇지는 않다. 전자제품을 사용한 뒤 꼭 플러그를 뽑는 것만 해도 대기전력 낭비를 줄이는 훌륭한 친환경적 생활습관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이런 작은 행동도 귀찮게 느끼거나 잘 잊어버리는 사람들은? 이상영 친환경상품진흥원장은 이에 대해 “약간의 경제적 부담을 감수할 생각만 있다면 그들에게도 좋은 방법은 있다”면서 “소비생활을 친환경적으로 하는 것이 방법”이라고 말한다. 전자제품이 꺼져 있을 때는 스스로 전기를 차단하는 멀티탭과 같은 ‘친환경상품’을 사서 설치하면 플러그 뽑는 일은 잊어버려도 된다는 것이다. ‘친환경상품’이란 같은 용도의 상품들 가운데 생산·소비·폐기의 전 과정에서 자원소모와 환경오염이 적은 상품을 말한다.

지난 9일 친환경상품 전시회장을 찾은 서울 상계동 동일초등학교 5학년1반 어린이들이 에너지시민연대가 설치한 전시관에서 태양전지로 움직이는 장난감 부품들을 구경하고 있다.
지난 9일 친환경상품 전시회장을 찾은 서울 상계동 동일초등학교 5학년1반 어린이들이 에너지시민연대가 설치한 전시관에서 태양전지로 움직이는 장난감 부품들을 구경하고 있다.

얼핏 복잡해 보이지만 친환경상품 골라내기는 약간 수고스럽기는 해도 어려운 일은 아니다. 물건을 살때 친환경상품진흥원과 기술표준원이 각기 인증하는 ‘환경마크상품’과 ‘우수재활용(GR)상품’표시가 붙어 있는 상품을 찾으면 된다. 환경마크상품은 10월말 현재 문구류에서 전자제품에 걸친 107개 제품군의 2542개 제품에 이른다. 물론 아직 환경마크상품이 없는 분야도 많다. 하지만 불과 9개월 전인 올 1월말에 환경마크상품이 1574가지였던 것을 감안하면 소비자들의 선택의 범위는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지난주 고양시의 한국국제전시장(킨텍스)에서는 이처럼 친환경적 소비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 국내 최대 규모의 친환경상품전시회가 열렸다. 친환경상품진흥원과 환경재단 등이 공동 주최한 이 전시회에는 106개 기업과 단체에서 800여종 1만여점에 이르는 친환경상품을 펼쳐놓고 관람객들을 맞았다. 이번 전시회에서 볼 수 있었던 친환경상품 개발의 큰 흐름 가운데 하나는 땅과 물, 공기와 햇빛만 있으면 얼마든지 생산할 수 있고, 매립하면 쉽게 분해되는 바이오자원을 석유의 대체자원으로 활용하려는 다양한 시도였다.

콩을 원료로 한 갖가지 세정용품들이 나와 있었고, 일반인들이 음식점 계산대에서 흔히 만나는 녹색 이쑤시개와 쓰레기봉투 정도나 만드는 것으로 알고 있는 옥수수 전분으로는 여러 형태의 용기에서부터 장난감총에 들어가는 비비탄과 골프티, 농사용 멀칭비닐까지 만들어져 전시돼 있었다. 특히 전분을 원료로 한 포장용 완충재는 사용업체들이 간단한 설비만 갖추면, 제조업체로부터 최종상품 부피의 80분의1에 불과한 반제품을 공급받아 필요할 때마다 완제품으로 만들어 쓸 수 있어 막대한 물류비용 절감효과까지 지니고 있다.

“가격은 2~3배 높지만…”

전시회장에서 만난 대상 전분당연구소의 전영승 수석연구원은 “전분으로 만든 농사용 비닐 등의 제품은 값비싼 생분해성 수지를 성형 보조재로 써야 하기 때문에 석유계 제품에 비해 가격이 2~3배 높지만 폐기물 처리에 소요되는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거의 안들어가는 것을 감안하면 비싼 것이 아니다”며 “전분 원료 제품 보급을 위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밖에 화력발전소의 석탄재를 활용한 블럭제품, 폐타이어와 폐비닐 등을 활용한 각종 바닥재와 인조목 제품, 빗물을 통과시키는 투수성 블럭, 태양전지 실외조명기, 새집증후군 물질이 나오지 않는 도료·벽지와 가구, 가정용 연료전지 시작품 등도 관람객의 눈길을 끌었다. 이상영 원장은 “이번 전시회는 친환경상품의 생산자과 소비자, 공공구매 담당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친환경상품을 보고 느끼는 자리로서 의미가 컸다”며 “앞으로 이 전시회를 녹색소비생활을 더욱 다양하게 체험할 수 있는 장이자 축제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고양/글·사진 김정수 기자 jsk21@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지금 당장 기후 행동”
한겨레와 함께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