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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김천 반달가슴곰, 지리산에서 ‘탈출’한 야생곰이었다

등록 2017-06-21 09:31수정 2017-06-21 11:32

유전자 조사와 상처·생체 칩 정보 통해 확인
2015년 출생해 지리산 방사된 KM-53 개체
백두대간 따라 고속도로 2곳 포함 80㎞ 이동
“서식지 밖 이동 첫 사례” 서식지 확대 가능성
반달가슴곰이 이동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길. 환경부 제공
반달가슴곰이 이동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길. 환경부 제공
지난 14일 경상북도 김천 수도산에서 포획된 3살 수컷 반달가슴곰의 정체가 야생 반달가슴곰으로 확인됐다. 지리산국립공원에 방사했던 야생곰이 80㎞를 이동해왔다는 것인데 반달가슴곰의 서식지가 백두대간을 따라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환경부와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지난 14일 김천 수도산에서 포획된 반달가슴곰이 지리산국립공원에 방사한 3살 수컷 야생 반달가슴곰 KM-53으로 확인됐다고 21일 밝혔다. 이 곰은 교각 공사를 하기 위해 산에 들어온 인부가 두고 간 초코파이를 먹고 달아나다 포획됐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은 지난 15~20일까지 이 곰의 유전자를 조사한 결과 ‘우수리 아종’으로 파악했다. 귀에 난 상처 아문 흔적과 몸 안에 삽입한 칩에 등록된 정보를 토대로 2015년에 출생해 10월27일 지리산에 방사한 KM-53 개체란 것을 최종 확인했다. KM-53은 지리산 북부 불무장등 능선 일대에서 활동하다 지난해 9월 이후 위치추적기 배터리 소진 또는 탈락으로 추적이 불가능해지면서 집중적인 추적, 관찰을 받았던 개체다.

우수리 아종은 러시아 연해주 우수리 지역과 유전적으로 같은 중국 동북부지역, 한반도 지역의 반달가슴곰이라는 의미다. 지리산에 방사한 반달가슴곰은 모두 우수리 아종이다. 사육곰은 일본이나 대만 반달가슴곰의 아종으로 야생곰과는 유전자가 다르고, 사육곰은 모두 불임수술을 받은 상태라 야생곰과의 짝짓기가 불가능하다는 것이 국립공원관리공단 쪽의 설명이다.

지난 14일 경북 김천 수도산에서 발견된 반달가슴곰. 김천시 제공
지난 14일 경북 김천 수도산에서 발견된 반달가슴곰. 김천시 제공
주목할 점은 곰이 80㎞나 이동했다는 점이다. 지리산국립공원부터 백두대간을 따라 광주대구고속도로(옛88고속도로)와 대전통영고속도로를 통과한 후 덕유산국립공원 등을 거쳐 김천 수도산까지 이동한 걸로 추정된다.

80㎞나 이동한 사례는 이례적인 것으로 그동안 방사된 반달가슴곰 대부분이 15㎞ 이내로만 활동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외국의 흑곰 수컷의 이동이 최장 80㎞로 보고된 바 있다. 문광선 국립공원관리공단 복원기술부장은 “4살부터 짝짓기가 가능한 성체로 볼 수 있는데 3살이면 활동이 왕성한 나이다. 곰은 차가 다니지 않을 때는 2차선 국도 정도는 쉽게 건널 수 있다. 하지만 고속도로를 2곳이나 지나갔다는 것은 교각 아래나 터널 등으로 이동했을 것으로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환경부와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이번 야생 반달가슴곰의 지리산보호구역 ‘탈출’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지리산 권역 외에도 반달가슴곰이 살 수 있을 곳이 있을 지도 모른다는 의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문 복원기술부장은 “반달가슴곰 복원사업의 최종 목적은 ‘분산’이다. 480㎢의 지리산 반달가슴곰 보호구역 외에도 서식지 확대를 하려면 일단 반달가슴곰이 이동을 해야 하는데 이번 이동이 그 첫 사례”라고 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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