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환경

고향이 코앞인데…눈병 난 남방큰돌고래 ‘대포’

등록 2017-06-22 16:03수정 2017-06-22 16:36

다음달 중순 ‘금등’과 함께 방사되는 ‘대포’
지난 주말엔 왼쪽 눈동자 안 보일 정도
“증상 호전되고 있어 큰 문제 안 될 것”
금등이는 활어 물고 장난치는 모습 포착
대포의 눈꺼풀이 부어있다.  금등·대포 방류위원회 제공
대포의 눈꺼풀이 부어있다. 금등·대포 방류위원회 제공
야생방사를 위해 제주 앞바다에서 야생적응 훈련 중인 남방큰돌고래 ‘대포’에 눈병이 생겨 의료진이 집중 관찰에 들어갔다.

지난 21일 제주 조천읍 함덕리 정주항 앞 가두리. 남방큰돌고래 대포과 금등이와 출렁이는 파도를 헤치며 헤엄을 치고 있었다. 사육사가 활어를 던져주자 금등이는 활기차게 몸을 움직여 사냥감을 쫓았지만, 대포는 미적거렸다. 수면 위로 살짝 비치는 대포의 왼쪽 눈이 살짝 부어 있었다.

대포에게 안구 질환이 관찰된 건 이달 초였다. 지난 주말에는 눈동자가 아예 안 보일 정도로 부어올랐다. 고래연구센터 이경리 수의사는 “수중카메라로 관찰해보니, 수중에서도 두 눈을 감고 활동도 잘 안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의료진은 죽은 생선에 항생제를 넣어 투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야생방사를 늦춰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도 나왔다.

21일 제주 함덕 앞바다 가두리에서 헤엄치고 있는 대포. 금등이보다 활기차게 움직이지 않지만, 걱정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사육사들은 설명했다. 대포는 등지느러미에 7번 표시를 했다. 제주/남종영 기자
21일 제주 함덕 앞바다 가두리에서 헤엄치고 있는 대포. 금등이보다 활기차게 움직이지 않지만, 걱정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사육사들은 설명했다. 대포는 등지느러미에 7번 표시를 했다. 제주/남종영 기자
이날 오전 함덕리 어촌계에서는 서울대공원과 고래연구센터 등이 모여 대포의 진로에 대해 논의했다. 어경연 서울대공원 종보전연구실장은 “삼투압 차이 때문일 수도 있고 오랜 시간 공기에 노출돼 생긴 증상일 수도 있다”며 “각막에 문제가 생겼다면 치료가 쉽지 않지만, 증상이 가라앉는 추세라 지켜보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의료진은 이날 죽은 생선에 항생제를 넣어 던졌지만, 정작 금등이가 가져가 먹어버렸다.

제돌이 등 남방큰돌고래 5마리 야생방사 실무에 참여한 박창희 서울대공원 사육사는 “제돌이도 야생방사 직전 가두리에서 활기가 떨어져 걱정이 많았지만, 결국 큰 문제는 없었다”고 말했다. 기술위원회는 현재로선 야생방사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일단 지켜보기로 했다.

21일 금등이는 활기찬 모습을 보였다. 등지느러미에 6번 표시가 보인다. 1번과 2번은 이미 제주 야생 바다로 돌아간 제돌이와 춘삼이다. 야생방사 됐지만 표식을 하지 않은 삼팔이, 태산이, 복순이의 번호 세 자리를 비워두고, 금등이에 6번, 대포에 7번을 표시한 것이다.  제주/남종영 기자
21일 금등이는 활기찬 모습을 보였다. 등지느러미에 6번 표시가 보인다. 1번과 2번은 이미 제주 야생 바다로 돌아간 제돌이와 춘삼이다. 야생방사 됐지만 표식을 하지 않은 삼팔이, 태산이, 복순이의 번호 세 자리를 비워두고, 금등이에 6번, 대포에 7번을 표시한 것이다. 제주/남종영 기자
금등이는 활어를 1분 이상 물고 장난을 쳤다.  제주/남종영 기자
금등이는 활어를 1분 이상 물고 장난을 쳤다. 제주/남종영 기자
대포와 금등이의 야생 적응 훈련은 대포의 눈병을 제외하곤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박창희 사육사는 “두 돌고래가 활어를 던져주면 일단 쫓아간다는 점에서 좋은 신호”라며 “재빠른 물고기부터 먼저 잡아먹고 느린 놈은 나중에 먹는 등 상황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금등이는 활어를 물고 장난을 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대포와 금등이는 각각 1997년과 98년 제주 앞바다에서 포획돼 제주 퍼시픽랜드와 서울대공원에서 20년 가까이 돌고래쇼를 했다. 둘은 서울대공원의 야생방사 결정으로 지난 5월 함덕 앞바다에서 활어를 먹으며 사냥 감각을 다시 익히고 있다. 둘은 오는 7월 중순 고향인 제주 바다로 최종 방사된다. 이렇게 되면 국내 수족관에 사는 야생 남방큰돌고래는 제주 퍼시픽랜드의 비봉이만 남게 된다.

함덕(제주)/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제주 함덕 앞바다의 가두리.  제주/남종영 기자
제주 함덕 앞바다의 가두리. 제주/남종영 기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지금 당장 기후 행동”
한겨레와 함께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