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물원에서 국립백두대간수목원으로 이사가는 백두산호랑이 우리.
서울동물원의 백두산호랑이 2마리가 29일 경상북도 봉화에 있는 국립백두대간수목원 ‘호랑이숲’으로 간다. 지난 1월 경기도 포천 국립수목원에서 온 백두산호랑이 두만(수컷, 15)과 폐사한 금강(수컷, 11)에 이어 두번째 이송이다.
산림청은 경북 봉화에 있는 국립백두대간수목원 ‘호랑이숲’에 서울동물원의 백두산호랑이 한청(암컷, 12), 우리(수컷, 6살)가 들어온다고 28일 밝혔다. 1마리는 한청과 우리가 적응하는 것을 보고 추가 도입할 계획이다. 산림청 국립백두대간수목원과 서울동물원이 있는 서울대공원은 백두산호랑이 관련해 협약을 맺었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경북 봉화군 춘양면 서벽리에 아시아 최대규모인 면적(5179㏊)이다. 전시, 연구, 쉼 기능이 복합된 새로운 개념의 수목원으로 지난해 9월 임시 개관했다. 현재는 입장료를 받지 않지만 올해 하반기부터는 입장료도 받고 정식 개장할 예정이다. 그 안에 있는 호랑이 숲은 국내 호랑이 전시장 중 가장 넓은 축구장 7개 면적(4.8㏊)이다.
한국수목원관리원 전시교육사업부 소속 한 직원은 “호랑이숲은 백두산호랑이 종보전과 관람을 목적으로, 호랑이가 지내기 좋은 바위나 은신처를 만들어두었다. 호랑이 성체 10마리를 수용할 수 있다”며 “러시아 시베리아 일대에 사는 우수한 개체를 도입할 계획도 있다”고 설명했다.
백두산호랑이는 시베리아 호랑이와 같은 종으로 분류된다. 1920년대 남한에서는 멸종된 거로 보고, 2012년 환경부가 멸종위기동물로 지정했다. 현재 400여 마리가 연해주 인근 러시아와 중국, 북한 국경 근처에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 백두산호랑이가 들어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월에는 두만이와 함께 들여온 대전오월드의 금강이가 만성신부전에 의한 요독증으로 폐사했다. 두만이는 2005년 후진타오 전 중국 국가주석이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선물한 개체다. 금강이는 2011년 한·중 산림협력회의를 통해 산림청이 중국 국가임업국으로부터 기증받은 개체였다.
산림청은 금강이 사건을 고려한 듯 “장거리 이동 등 이송과정에서 발생할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기 위해 29일 (한청, 우리) 이송과정은 비공개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양우정 서울동물원 홍보팀장은 “한청과 우리는 서울동물원에서 번식한 건강한 개체”라고 설명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사진 제공 산림청
펜스로 둘러쳐진 호랑이숲. 이 안에 바위와 은신처도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