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어느 동굴에 들어갔을 때 관코박쥐와 토끼박쥐만 보였다면, 동굴의 온도 환경은 2~4℃로 예상할 수 있다. 이들 박쥐의 동면 온도 선호도가 그 온도이기 때문이다.
국립생태원은 동굴에 사는 박쥐의 생태를 활용한 ‘동굴환경 모니터링 시스템과 방법’을 개발해 지난달 31일 특허등록했다고 밝혔다.
이 방법은 박쥐가 동면 중에 에너지 사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동면 장소의 온도에 체온을 일치시키는 것을 활용했다. 박쥐 종류마다 선호하는 서식지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박쥐의 종류를 확인하면 그 종류의 박쥐가 선호하는 온도를 파악할 수 있고, 이를 근거로 동굴 온도를 추정할 수 있다.
국립생태원은 이 특허기술을 국내 자연동굴 조사현장에 적용하면 온도 같은 환경정보 수집이 수월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박쥐는 산림, 동굴, 민가 주변 인공구조물 등 다양한 환경에서 잠을 청하는데, 동굴성 박쥐가 이 특허기술에 활용된다. 관박쥐는 7~9℃를 선호하고 붉은박쥐는 12~14℃를 선호한다. 즉, 관박쥐가 있다면 그 동굴 속 온도는 7~9℃이고 붉은박쥐가 있다면 12~14℃라는 것이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