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나쁨’을 기록한 17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는 뿌옇게 흐려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수도권에 17일과 18일 이틀 연속 미세먼지 비상저감 조처가 발령된 가운데 미세먼지 PM2.5 주의보도 대부분의 권역에서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서울에는 16일 정오에 전체 권역에 내려진 주의보가 18일 9시 현재 45시간째 계속 발효 중이고, 경기도에서도 특히 중부권과 남부권에는 15일 오후 9시부터 60시간째 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다.
미세먼지 PM2.5 주의보는 시간농도 90㎍/㎥ 이상 고농도 PM2.5가 2시간 이상 지속될 때 지방자치단체가 발령해, 일반인에게도 무리한 실외활동 자제와 외출 때 보호마스크 착용 등 건강보호 조처를 권고하고 자동차 운행 자제와 대중교통 이용을 권장하는 등 대기오염 개선 노력을 펼치도록 하고 있다.
현재 수도권에서 기록하고 있는 미세먼지 PM2.5 주의보 지속 기간은 PM2.5가 발령기준에 포함된 2015년 이후 가장 긴 것이다. 지금까지 서울은 2015년 3월21일과 22일 사이에 21시간 동안, 경기도에서는 2016년 12월4일과 5일 사이에 28시간 동안 이어진 것이 가장 길었다.
환경공단 운영 대기오염실시간공개시스템 ‘에어코리아’를 보면, 서울의 미세먼지 PM2,5 하루 평균 농도는 14일 52㎍/㎥로 나쁨 상태였다가 15일에는 평균 50㎍/㎥으로 약간 떨어졌다. 그러나 15일 오후부터 다시 급속히 올라가기 시작해 16일 85㎍/㎥, 17일 88㎍/㎥, 18일 오전 9시 현재 평균 79㎍/㎥를 기록하고 있다. 경기도에서는 14일 하루 평균 61㎍/㎥로 나쁨 상태를 이후 18일 아침까지 5일째 나쁨 또는 일시적 매우 나쁨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 고농도 미세먼지는 대기정체와 국내 기상 요인과 북서기류를 따라 유입된 국외 미세먼지가 함께 작용해 시작됐으나, 15일 저녁 이후는 기류흐름의 속도가 다소 느려져 국외 유입 영향은 크지 않았다는 것이 환경과학원의 분석이다.
이번 고농도 기간 내내 서울의 풍속이 대부분 초속 1.5m을 유지해 대기정체가 심한 가운데 상공으로 서풍을 타고 비교적 기온이 높은 기류가 유입되면서 상층 대기기온이 하층 기온보다 높아지는 대기역전 현상까지 발생했다. 대기역전층이 형성돼 오염물질이 확산되지 못하고 지면 가까이 축적되면서 질소산화물, 황산화물 등에 의한 2차 미세먼지 생성도 증가했는 것이다. 게다가 서울을 중서부 내륙에서 일부 낮 시간을 제외하고는 중간 수준의 습도가 유지된 것이 설상가상이 됐다. 적당한 습도가 젖은 눈덩이를 굴리면 더 쉽게 커지는 것처럼 대기 중 미세먼지 성장을 도왔기 때문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은 18일은 대기정체에 새벽부터 낮 사이에 황사까지 불어와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 모든 권역에서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이나 일시적으로 매우나쁨 수준을 나타내고, 19일도 나쁨 상태가 이어질 것으로 예보하고 있다.
김정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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