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중순 아침 꽃샘추위에 서울 시청역 근처에서 시민들이 출근길을 재촉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올해 봄철 기온은 평년과 비슷하고 강수량도 평년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3월에는 꽃샘추위가, 5월에는 이른 더위가 찾아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됐다.
기상청은 23일 3개월(3~5월) 전망을 발표해 “봄철 기온은 대체로 평년과 비슷하겠지만 3월에는 일시적으로 찬 대륙고기압 영향을 받을 때가 있겠다.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하겠다”고 전망했다. 김동준 기상청 기후예측과장은 “지난해 8월 이후 엘니뇨·라니냐 감시구역의 해수면온도가 평년보다 낮아 겨울철에 지속됐던 약한 라니냐 상태가 봄철 전반까지 유지되다 후반에 중립 상태로 회복될 전망이다. 이런 배경으로 베링해 부근에 기압능(기압마루)을 형성해 대기 흐름을 막음으로써 한반도에 겨울 한파를 몰고왔던 기압계가 봄철에도 지속될 경우 다소 강한 꽃샘추위가 닥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 과장은 또 “겨울 한파의 원인인 우랄산맥과 베링해 부근 상층 기압능이 약해져 우리나라 주변 기압계 흐름이 원활해지면서 3·4월의 기온은 평년 수준을 보이겠지만 5월에는 평년과 비슷하거나 조금 높을 수 있다. 5월 기온은 지난 45년 동안 1도 이상 상승한데다 최근 10년, 20년의 5월 기온상승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상황을 고려하면 올해도 평년보다 높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3월과 4월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하고 5월에는 기온과 음의 상관관계로 평년보다 적을 가능성이 있다고 기상청은 분석했다. 신도식 기상청 기후과학국장은 “3월과 4월 강수량이 평년과 비슷해도 50~70㎜ 정도에 불과해 가뭄을 해소하는 데는 부족하다. 특히 강원 영동과 영남 지역은 200㎜ 이상의 강수가 있어야 가뭄이 해소될 터여서 한동안 가뭄 비상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과 1월에는 강수량이 각각 21.9㎜, 21.1㎜로 평년(12월 24.5㎜, 1월 28.3㎜)과 비슷했지만 2월에는 20일 현재까지 2.0㎜에 불과해 평년(21.7㎜)의 10% 수준밖에 안됐다. 특히 강원 영동의 경우 무강수 일수가 20일 동안 계속되는 등 극심한 가뭄 상태를 보이고 있다.
기상청은 또 “현재 내몽골과 중국 북동부 등 황사 발원지 일부 지역에 눈이 덮여 있고 적은 강수량으로 지면이 말라 있어 황사 발생일수가 다소 많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 황사가 유입될 수 있는 북서기류가 봄철 전반에는 약할 것으로 보여 황사일수는 평년 수준(5.4일)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봄철 후반에 북서기류가 평년 수준을 회복하면 황사 유입 발생 횟수가 늘어날 수 있다.
올 겨울철(2017년 12월1일~2018년 2월20일) 기온과 강수량. 기상청 제공
한편 올해 겨울철(12월1일~2월20일) 평균기온은 영하 1.2도로 평년(1981~2010년 30년 평균) 0.3도보다 1.5도가 낮았다. 특히 12월 평균기온은 영하 0.2도로 평년(1.5도)보다 1.7도, 1월 평균은 영하 2.0도로 평년(영하 1.0도)보다 1.0도 낮았던 비해 2월 평균기온은 영하 1.7도로 평년(0.6도)보다 무려 2.3도가 낮았다. 반면 강수량은 45.0㎜로 평년 75.1㎜의 61%에 불과했다.
이근영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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