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판] 기획
백두대간 침엽수 고사 현장
백두대간 침엽수 고사 현장
지난달 28일 지리산 천왕봉 동쪽 능선에서 칠선계곡으로 이어지는 지능선 일대를 항공촬영한 모습. 가문비나무와 구상나무 등 고산 침엽수가 집단 고사해 숲이 회색으로 얼룩져 있다. 서재철 제공
최근 몇년 사이 백두대간의 침엽수들이 말라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를 둘러싼 논란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산림청을 중심으로 꾸려진 조사단이 지난달 말 항공모니터링을 통해 백두대간 침엽수 고사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상황을 확인했다. 조사단에 참여한 서재철 녹색연합 전문위원이 모니터링 결과를 글과 사진으로 보내왔다.
지난달 28일 지리산 천왕봉 주변을 항공촬영한 모습. 군데군데 침엽수들이 고사해, 가지만 생선뼈처럼 앙상하게 남아 있다. 서재철 제공
구상나무는 잎갈이를 하는 나무가 아닌데도 가지에 잎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다. 구상나무가 죽어갈 때 마지막엔 잎이 다 떨어진다.(2017년 8월) 서재철 제공
지리산 주 능선에서 한 구상나무가 고사하면서 이끼가 붙어 있는 껍질이 떨어져나가고 있다. 구상나무가 죽어가면 잎이 떨어지는 것과 함께 줄기의 껍질도 벗겨진다.(2017년 4월) 서재철 제공
지리산 등의 구상나무, 분비나무
기후변화로 수분 부족해지며 고사
“침엽수 죽음 뒤 생태계 변화 준비를” 지리산 구상나무는 동부의 천왕봉과 서부의 반야봉을 거점으로 서식하고 있다. 구상나무는 전 세계에서 오직 한반도에서만 살아가는 국제적인 보호종이다. 북한에는 없고 한라산과 지리산이 주된 터전이다. 한라산에서는 2014년부터 멸종 경고등이 울리면서 떼죽음이 본격화됐다. 지리산도 2016년부터 반야봉을 중심으로 집단고사가 보고됐다. 지난달 11일 국립공원관리공단은 “구상나무가 기후변화로 생육부진에 시달리며 수명이 단축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지리산은 백두대간의 정점이다. 백두산에서 시작된 백두대간이 지리산에서 끝난다. 지리산 구상나무와 가문비나무의 죽음은 백두대간 전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 허태임 박사는 “기후변화의 적응 대책은 생물 다양성이 핵심”이라며 “고산 침엽수의 변화를 면밀히 살피는 것은 미래 산림정책과 환경정책에 필수적인 작업”이라고 말했다.
태백산 정상에서 분비나무들이 집단고사한 모습.(2017년 9월) 서재철 제공
태백산 정상 주변의 분비나무 잎이 누렇게 말라 죽어가고 있는 모습.(2017년 9월) 서재철 제공
■ 백두대간 멸종위기 침엽수 항공조사단
-산림항공본부 이경수 기장, 이동규 기장, 유재봉 항공검사관
-산림청 산림환경보호과 함태식 사무관, 윤인혁 주무관
-국립백두대간수목원 허태임 박사, 육혜민 조사원, 박채영 조사원
-한국산림보호협력센터 송홍선 박사
-녹색연합 서재철 전문위원
-산림청 산림환경보호과 함태식 사무관, 윤인혁 주무관
-국립백두대간수목원 허태임 박사, 육혜민 조사원, 박채영 조사원
-한국산림보호협력센터 송홍선 박사
-녹색연합 서재철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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