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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야속한 장맛비 열흘은 더 온다…뒤엔 ‘예년 수준' 폭염

등록 2020-07-30 21:37수정 2020-07-31 02:30

중부지방 덮친 폭우 지속 전망
다음달 10일 이후 돼야 물러가

북극 고온에 발생한 찬 공기 남하
북태평양고기압 북상 막아 발생
30일 오전 대전시 서구 정림동 코스코스 아파트 주차장과 건물 일부가 잠겨 주민들이 소방대원의 도움을 받아 아파트에서 빠져나오고 있다. 대전/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30일 오전 대전시 서구 정림동 코스코스 아파트 주차장과 건물 일부가 잠겨 주민들이 소방대원의 도움을 받아 아파트에서 빠져나오고 있다. 대전/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30일 대전지역에 200㎜가 넘는 폭우를 쏟아 인명피해를 낸 ‘독한’ 장마가 새달 10일까지 중부지방에서 계속될 전망이다. 역대 가장 긴 장마 덕에 땅이 식어 8월 폭염은 예상과 달리 평년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대전 일대에는 이날 강한 집중호우로 1명이 숨지고 아파트 두 동이 침수되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기상청은 중국 만주지역에 찬 공기를 동반한 저기압이 자리해 서해상의 차고 건조한 공기가 유입되고 한반도 남쪽의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고온다습한 남서풍이 들어오면서 동서로 폭이 좁은 ‘샌드위치’ 구름대가 발달해 폭우가 쏟아졌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정체전선은 다음달 1~2일에도 중부지방에 머물며 강한 비를 내리고 서울·경기 지역에는 3일까지 비가 이어지겠다”며 “4~5일 잠시 북한 지방으로 올라갔던 정체전선이 다시 남하해 5일부터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다시 장맛비가 오겠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중부지방의 경우 10일 이후에야 장마철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상학계는 근래 장마철 끝 무렵 중부지방에 집중호우가 자주 발생하는 것이 기후변화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차동현 울산과학기술원(유니스트) 도시환경공학부 교수는 “기후변화로 강해진 북태평양고기압이 동아시아 쪽으로 확장되면서 고온다습한 공기가 모이는 수렴대가 북상하는 경향을 보여 중부지방의 집중호우 횟수와 강수량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중부지방과 달리 제주도는 28일 사실상 장마철이 종료됐고, 남부지방은 31일에 종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써 올해 장마는 역대 가장 긴 장마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제주의 경우 6월10일 장마가 시작돼 28일까지 49일을 기록해, 이미 1998년의 47일을 넘어섰다. 중부지방의 경우 새달 11일까지 장맛비가 올 경우 49일로, 역대 1위인 2013년과 같아진다.

장마기간이 길어지면서 7월의 평균기온(22.5도)은 평년(1981~2010년 30년 평균)보다 2도 낮은 수준으로, 1973년 이래 48년 가운데 45위이다. 최근 5년 7월 평균기온 평균은 25.6도였다. 기상청은 7월의 기온이 선선하고 장마철이 길어진 것은 북극의 이상고온 현상과 블로킹으로 한반도 주변에 찬 공기가 정체돼서라고 말한다. 북극 고온 현상으로 우랄산맥과 중국 동북부에 고압대가 발달해 동서로 흐르는 제트기류가 약해지면서 찬 공기가 남하해 우리나라 주변에 머물렀다. 이 찬 공기에 막혀 북태평양고기압이 쉽게 북상하지 못하면서 두 기단의 세 싸움으로 장마기간이 길어졌다는 설명이다.

기상청은 이에 따라 8~9월 폭염이 평년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을 이날 내놓았다. 기상청은 애초 지난 5월 여름철(6~8월) 예보에서 올해 폭염일수는 20~25일, 열대야일수는 12~17일로 평년보다 2배 이상 많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폭염이 예상보다 약해진 것은 장마기간이 길어지면서 땅에 복사에너지가 쌓일 기간이 줄어든데다, 여름 폭염을 일으키는 두 주역인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의 확장이 늦어졌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봄철 눈덮임이 많아 7월 하순께 강해질 것으로 예상한 티베트고기압이 중국 지역의 오랜 강수로 지면 가열이 억제돼 확장되지 못하고, 엘니뇨·라니냐 해역 수온의 중립상태가 지속돼 서태평양 대류활동이 지연되면서 북태평양고기압의 북쪽 확장도 억제됐다”고 설명했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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