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병원에 입원한뒤 15일째 치료를 거부하고 있는 지율(.48) 스님의 건강이 매우 위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국대 일산병원은 20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스님의 건강이 극도로 악화돼 언제라도 사망에 이를 수 있으며 이번 주말이 고비"라고 밝혔다.
주치의 김영권 중환자실 실장은 "체중이 27.1㎏(입원당시 31㎏)로 낮아졌으며 앉거나 간단한 대화를 할 경우 맥박수가 110~120회로 갑자기 빨라지는 등 매우 위급한 상태"라며 "특히 어제 오전 10시 이후에는 간호사의 질문에 답변을 못하고 의식이 흐려지는 급박한 상황이 전개되기도 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스님의 상태가 갑자기 비관적으로 판단돼 중환자실로 옮기고 수액공급을 시도했으나 스님이 치료를 할 경우 '침대에서 굴러 떨어지겠다'고 완강히 거부, 치료를 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석현 병원장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간호사 1명을 추가 배치, 스님을 24시간 지켜보고 있으며 심폐소생 장비 등 필요한 의료장비를 병실에 모두 비치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강제치료 여부에 대해 이 원장은 "스님의 생명이 풍전등화에 직면해 있어 사실상 강제치료를 한다하더라도 상태만 악화시킬 뿐"이라며 "스님 스스로 치료를 받겠다는 의지가 없는 이상은 치료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또 "어제 저녁 1시간 동안 스님과 말을 나눴는데 스님은 '천성산 문제로 불거진 일련의 사태에 대한 약속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고 어떤 단계에서도 의사표시를 할 기회가 없었다'고 밝혔으며 '현 상태는 큰 것을 버리고 작은 것을 취하려는 것'이라고 끊어질 듯한 목소리로 천천히 말했다"고 전달했다.
이 원장은 이어 "스님의 완강한 의사에 비춰볼 때 현재 의학적 개입은 어려운 상황"이라며 "스님이 목숨을 걸고 밝히고자 한 것에 관계된 기관과 인사들이 나서 성명서 발표나 기자회견을 해서라도 잘못한 것이 있으면 사과를 해 최소한 치료라도 받도록 설득하는 데 도움이 돼 달라"고 덧붙였다.
우영식 기자 wyshik@yna.co.kr (고양=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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