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병원에 입원한뒤 15일째 치료를 거부하던 지율(.48) 스님이 끝내 의식을 잃어 병원측이 응급치료를 시작했다.
동국대 일산병원은 21일 지율스님은 지난 20일 오후 4시30분께부터 의식이 오락가락 하는 등 이상 증세를 보이다 오후 6시께부터는 거의 무반응 상태에 빠졌다고 밝혔다.
주치의를 맡고 있는 병원 중환자실 김영권 실장은 "스님의 의식이 갑자기 혼탁한 상태에 빠져 치료를 시작, 정맥주사를 통해 수액과 전해질, 비타민을 공급하고 있다"며 "의학적으로 혼수상태(coma)의 전단계 쯤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단 치료를 시작해 최악의 상황을 모면하긴 했지만 아직 의식이 없는 등 안심할 단계는 아니고 회복여부도 불투명한 상태"라며 "전해질 불균형이 심각, 치료중에도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궁극적인 치료는 스님 스스로가 영양분을 섭취해야 가능하다"며 "그러나 스님이 몇차례에 걸쳐 '스스로 몸을 추스르는 행동은 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어 의식을 회복했을 때에도 치료를 계속, 건강을 되찾을 수 있을 지는 미지수"라고 전했다.
경부고속철도 천성산 터널공사에 반대해온 지율스님은 지난해 9월 중순부터 외부에 알리지 않고 단식에 들어갔으며 건강 악화로 지난 5일 동국대 병원에 입원한 뒤에도 단식을 풀지 않고 치료를 거부해왔다.
우영식 기자 wyshik@yna.co.kr (고양=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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