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2명과 여주군청 담당자 등 세사람이 지난 14일 경기 여주군 강천면 굴암리 저수지에서 다리가 다친 고라니를 포획해 후송하고 있다. 필진네트워크 전종휘
뒷다리 부러져 후송 이틀만에 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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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라니를 데려갔던 대한수렵협회 동물구조협회 경기지부 쪽에 따르면 고라니가 지부에 도착한 지 이틀 뒤 밤에 숨졌다고 합니다. 왼쪽 뒷다리가 완전히 부러진 채 300여 미터를 헤엄치며 탈진하고 또 출혈이 컸던 탓일까요? 지부의 서호석 지부장은 "통상 구조된 뒤 상태를 살피기 위해 사나흘 정도는 지켜본 뒤 후속 조처를 취하는데 고라니가 죽고 말았다"고 말했습니다. 사나흘 정도를 지켜보는 이유는 야생동물들이 대개 교통사고에 의해 부상을 당하기 때문에 수술 등의 조처를 취해도 내장 등 내부 부상에 의해 죽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랍니다. 하지만 이번 경우처럼 다리가 부러진 경우에도 그런 조처를 취한 게 적절한지는 의문입니다. 제 나름대로는 살리기 위해 애를 썼는데 죽었다는 얘길 들으니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사체는 소각업자에 의해 소각을 시켰다고 합니다. 고라니가 목숨을 부지하고 회복 과정에 들어서면 이번 주말쯤 경기 광주에 있다는 단체를 방문해 사진도 찍고 해서 그 모습을 여러분들에게 보여드리려고 했는데... 어쨌건 송구스럽습니다. 이번 일을 통해 사고를 당한 네발 짐승을 치료하고 보살피기 위한 체계가 제대로 돼 있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여전히 `가난한 자가 병원에 갈 때는 바로 죽을 때'라는 말이 과장되게 다가오지 않는, 복지 후진국 한국에서는 배부른 소리일 수도 있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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