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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장애인

침대에 누워서도 대학 간다

등록 2005-11-04 15:11수정 2005-11-04 15:11

20대 여성 장애우 `장애인자활상'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장애를 딛고 중.고입 검정고시를 거쳐 대학입학에 도전하는 당찬 20대 여성이 (사)한국교통장애인협회 주최 '장애극복재활증진대회'에서 건설교통부장관이 주는 '장애인재활상'을 받았다.

수상자는 현은남(27.충북 옥천군 안내면)씨.

4살 때 불의의 교통사고로 가슴 아래쪽이 마비된 그녀는 2002년과 이듬해 중입.고입 검정고시에 잇따라 합격한 뒤 대입준비로 눈코 뜰 새 없다.

식당일을 하는 부모 대신 현씨를 돌보던 할머니가 돌아가신 뒤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언니(30)를 졸라 한글을 깨우친 뒤 독학으로 일군 개가다.

몸을 가누지 못해 24시간 침대에 누워 지내야하는 그녀는 두 차례 검정고시를 앰뷸런스 안에서 간호사 부축을 받으며 치렀다.

그러나 그녀의 얼굴에선 1급 장애의 그늘을 찾을 수 없다.


언제나 환하게 웃는 해맑은 미소는 이미 오래전 그녀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기 때문이다.

2년 전 고입자격을 얻은 뒤 그녀는 장애 후유증으로 생긴 방광염과 신장결석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고 재활치료에 땀흘리고 있다.

머지않아 컴퓨터 프로그래머의 꿈을 실현해줄 대학생이 될 준비를 하는 중이다.

몸은 자유롭지 않지만 누구보다 강한 의지와 집념으로 똘똘 뭉친 그녀는 피나는 재활훈련을 거쳐 몇 달 전부터 휠체어에 몸을 기대고 앉을 정도로 건강을 회복했다.

10년째 그녀의 곁에서 후원자가 되고 있는 옥천군보건소 이소나(44.여) 방문보건담당은 "단 한번에 검정고시를 통과해 주변을 놀라게한 그녀가 머지않아 휠체어를 타고 스스로 이동하는 또 한번의 기적을 일굴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씨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내일을 준비하는 건 항상 용기를 북돋워주는 가족들의 배려 덕분"이라며 "내 손으로 휠체어를 조작해 움직일 때가 되면 대학입시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어 "상장과 함께 받은 100만원의 상금으로 난생 처음 부모님과 언니 용돈을 드리고 예쁜 구두도 살 계획"이라고 밝게 웃었다.

박병기 기자 bgipark@yna.co.kr (옥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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