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주 동안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3명 가운데 1명이 주요 변이 가운데 전파력이 가장 강한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퍼지던 델타 변이가 강원도 강릉 등 휴양지에서도 확산하면서 델타 변이가 이달 안에 전체 바이러스 분포 가운데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우세 변이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20일 지난 한주(7월11∼17일) 동안 바이러스 유전자 검사를 한 국내 확진자 2124명 가운데 1001명에게서 주요 변이가 검출돼 검출률이 47.1%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국내 확진자의 약 절반가량이 주요 변이에 감염된 것이다. 특히 이들 가운데 델타 변이 감염자는 719명으로 델타 변이 검출률은 33.9%나 됐다. 직전 주(7월4~10일)의 23.3%보다 약 10.6%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수도권의 델타 변이 검출률도 직전 주 26.5%에서 36.5%로 10%포인트 증가했다. 알파 변이 검출률은 13.3%(282명)이었다.
문제는 델타 변이가 비수도권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9일부터 비수도권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유일하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를 적용하고 있는 강릉에서는 지난 14일부터 이날 0시까지 한주 동안 111명이 확진됐는데, 표본조사에서 델타 변이가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김한근 강릉시장은 지난 18일 브리핑에서 “현재 강원도에서 질병관리청에 변이 검체 의뢰를 한 결과를 보면, 60% 이상이 표본검사에서 델타 변이로 나왔다. 강릉의 경우엔 모두 표본조사에서 델타 변이로 확인됐다. 현재 급속히 확산되는 바이러스는 모두 델타 변이라고 추정된다”고 말했다. 강원도 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속초나 양양 등의 지역은 아직까진 덜 하지만, 강릉의 경우 델타 변이가 검출되는 건수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델타 변이의 우세 변이화가 가속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델타 변이가 높은 전파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개인적인 전파, 확진자 간 전파든 집단감염 사례든 (유행에) 기여하는 부분은 점점 더 높아질 것”이라며 “델타 변이가 우세 변이화가 되는 것도 점점 더 가속화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도 같은 분석을 내놨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교수(예방의학)는 “현재 나오는 변이 비율은 일주일 전의 값인 데다가 집단발생 사례는 전부 다 검사하지 않기 때문에 지금 수치는 과소 추정돼 있다”며 “사실상 지금 유행을 주도하는 바이러스는 델타 변이로 본다. 이번 달 내로는 우세 변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교수(감염내과)는 “델타 변이의 우세 변이화 등 여러 여건이 좋지 않다”며 “현재 거리두기 4단계의 방역수칙은 저녁 6시 이후 사적모임 제한을 제외하면 3차 유행 때 매장 내 취식 금지 등처럼 강력하지 않다. 당시처럼 극적인 효과를 거두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세도 당분간 이어지 전망이다. 감염자 1명이 몇 명에게 전파하는지를 나타내는 감염재생산지수는 6월4주(6월20∼26일) 0.99를 나타낸 뒤 6월5주(6월27∼7월3일) 1.2, 7월1주(7월4∼10일) 1.24, 지난주 1.32로 증가했다. 이상원 단장은 “주별 재생산지수를 보면 아직 (유행이) 감소한다는 근거가 없다”며 “아직까지 유행은 지속 중이고 앞으로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며 거리두기와 방역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서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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