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인 평택 박애병원의 중환자실에서 의료진이 진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주 전국 코로나19 위험도가 ‘위험’으로 진단돼 위기감이 커지는 가운데, 23일 코로나19 유행 이후 가장 많은 위중증 환자가 나왔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이 이날 발표한 확진자 현황을 보면 이날 0시 기준 위중증 환자는 모두 549명으로 코로나19 유행 이후 가장 많다. 전날(515명)보다 34명 늘었는데 정부가 안정적으로 관리 가능하다고 발표했던 위중증 환자 수(5백명)보다 10% 가까이 많다. 위중증 환자가 증가함에 따라 사망자도 30명 늘어 전날(24명)보다 6명 많았다. 누적 사망자는 3328명이다.
전체 확진자는 2699명으로 전날(2827명)보다 128명 줄었지만, 월요일 확진자(발표일 기준 화요일) 수로는 유행 이후 가장 많다. 확진자는 수도권 집중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서울(1165명), 경기(773명), 인천(131명)의 확진자가 전체 확진자의 76.7%에 이른다.
수도권에서 병상 배정을 하루 이상 기다리는 대기자 수는 836명으로 파악됐다. 전날(907명)보다는 71명이 줄었으나, 4일 이상 병상 배정을 기다리는 환자가 122명에 이르는 등 병상 부담이 줄지 않고 있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대기자 중 70살 이상 고령자는 404명인데 집이나 요양시설 와상환자(누워서 생활하는 환자)여서 적절한 병상을 찾아 배정하고 있다”며 “고령층 기저질환자와 와상환자(중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문진 난도가 높아지고 입원 결정에 걸리는 시간도 길어져 병상 대기자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도권 중증환자 전담 병상의 가동률은 83.3%로 남은 중환자 병상(전날 오후 5시 기준)은 서울 54개, 경기 49개, 인천 13개 등 총 116개뿐이다. 전국 중환자 병상가동률은 69.3%(1134개 중 786개 사용)로 전날(69.5%)보다 0.2%P 감소했다. 이처럼 병상 부족이 가시화되고 있으나, 지난 5일과 12일 정부가 발표한 행정명령에 따른 병상 확보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날과 비교해 감염전담 병상은 129병상이 늘었으나, 준중증환자 병상은 1개 느는 데 그쳤다. 중환자 병상은 한 자리도 늘지 않았다. 박향 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고령층을 중심으로 위중증 환자가 급격하게 늘어나 병상 대응이 원활하지 않고, 병상 확보에도 애로를 겪고 있다”며 “준중증 병상도 늘리고 있는데 확보 속도가 좀 더 빨라져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는 이날 단계적 일상 회복 이행 과정에서 업무 부담이 늘어난 보건소에 정규인력 757명을 확충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확진자 증가로 역학조사 업무, 코로나19 진단검사, 재택치료 환자 관리 등의 업무가 늘어남에 따라 보건소 인력을 늘리기로 했다. 충원 예정 인력 757명 가운데 536명은 유행 상황의 시급성을 고려해 이미 배정을 끝마쳤고, 나머지 221명은 지역의 상황을 판단해 추가로 배치할 예정이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지난해 816명을 충원한 정부는 올해 추가적인 인력 보강으로 보건소 인력을 모두 1573명 늘리게 된다. 정규인력 채용과 더불어 한시 인력도 5백명을 추가 지원할 예정이다.
이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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