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3학년이 되는 큰애와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둘째 때문에 마음이 바쁜 금이씨. 둘째 가방도 사주고, 학교 들어가니 새 옷도 한 두벌 사줘야 할 것 같고. 신학기에 준비할 준비물은 왜 그리 많다고 느껴지는지. 실제 학교에서는 입학 초기에 많은 문구류가 필요없으니 필요할 때 천천히 구입하라고 해도, 큰아이 것까지 미리미리 해 놓아야 할 것 같아 괜히 마음만 분주하다. 특히 큰 아이는 새 학기만 되면, 몸이 아프거나 피곤해해서 더 신경이 쓰인다.
새 학기가 되면 아이들이 감기에 걸린다든지, 피곤함이나 두통을 호소하고, 기운이 없는 등 ‘새 학기 증후군’이 나타날 수 있다. 방학 동안 좀 느슨한 생활을 하다가 다시 학교에 가게 되니 긴장되어 그럴 수 있지만, 새 학기가 되어 장만하게 되는 각종 어린이용품 및 문구류의 화학물질이 이러한 증상을 더할 수 있다.
가방이나 신발주머니, 새 옷 등을 가공하는 과정에는 포름알데히드가 들어있고, 노트나 새 책의 경우에도, 포름알데히드, 인쇄용 잉크에 암모니아, 페놀, 톨루엔, 크실렌 등이 있다. 향이 있는 문구류의 경우 값싼 향에는 알루미늄 등의 중금속 및 각종 화학물질이 첨가될 수 있다. 이러한 화학물질은 눈을 따갑게 하거나, 두통을 유발하고, 면역력을 떨어뜨려 아이들이 피곤함을 느끼게 된다.
그렇다고 새 학기 용품을 구입하지 않을 수도 없고, 어떻게 할 수 있을까.
금이씨는 우선, 옷장을 뒤져보니 둘째 아이 옷이 많아 새 옷은 구입하지 않기로 했다. 가방과 신발주머니, 신발 등은 집에서 한 두 번 세탁해서 사용하니 냄새가 나지 않아 좋았다. 새 책, 새 노트, 그림물감, 크레파스 등 문구류는 향이 짙은 것은 피하고, 학교에 가져가기 전 베란다에 내어놓고, 문을 열어 며칠 동안 냄새를 날려 사용하게 했다. 유치원에서 생일파티 때 받은 연필들이 많이 있어 집에 있는 물건들은 따로 사지 않았다.
큰아이는 작년에 쓰던 그림물감과 크레파스를 그냥 쓰기로 했다. 해마다 쓰다 만 크레파스와 물감이 집안 구석구석에 쟁여져 있어, 색깔을 맞추어 새로 조합해주었다. 올 해엔 큰아이가 무사히 봄을 나기를 바라며, 둘째 아이가 학교생활을 잘 적응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가방을 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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