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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건강이야기] 알레르기 주범 진드기 잡으려 청소기 세게 돌리다 되레 ‘탈’

등록 2006-03-07 16:37수정 2006-03-08 14:22

한 방송 프로그램에 소개됐던 진드기 퇴치제를 집에서 직접 만들다 화상사고가 속출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운다’는 말이 딱 어울리는 일화다. 진드기가 얼마나 신경 쓰였으면 이런 일이 다 생길까 싶다.

가정에서 가장 흔한 진드기인 집먼지진드기는 크기가 0.3㎜에 불과해서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 이들은 침대 매트리스, 카펫, 침구류 등에 살면서 사람의 피부에서 떨어져 나온 각질을 먹으면서 살아간다. 동시에 자신의 분비물이나 시체 조각 등을 공기 중에 퍼뜨려 천식을 비롯한 각종 알레르기 질환을 일으킨다.

집먼지진드기의 유해성이 널리 알려지면서 최근에는 헤파 필터(고성능먼지포집필터)를 장착한 청소기들이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헤파 필터는 지름이 0.3㎛인 입자를 99.97% 이상 포집할 수 있을 정도로 효율이 높다고 한다. 집먼지진드기보다 1000분의 1이나 작은 입자도 잡을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헤파 필터만 믿고 안심할 수는 없다. 영국 맨체스터 대학의 로빈 고어 교수는 헤파 필터가 달린 청소기가 알레르기 유발물질인 알레르겐을 얼마나 잘 제거하는지 실험했다. 결과에 따르면 집안을 청소하는 동안 청소기로 빨려 들어가는 알레르겐의 양은 헤파 필터가 없는 구형 청소기와 별 차이가 없었다고 한다.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미세한 먼지들이 청소기에서 나오는 강한 바람에 의해 주변으로 흩어져 정작 청소기가 빨아들이는 양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진공청소기는 집 안의 먼지 제거에 훌륭한 도구이다. 다만 폐 속까지 침투하여 천식을 일으키는 미세먼지는 어떤 청소기든 빨아들이는 데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또한 진공청소기를 사용할 때 무조건 가장 강한 흡입력으로 청소하는 것은 옳지 않은 습관이다. 흡입력이 클수록 청소기에서 나오는 바람도 세져 주변의 미세먼지들을 공기 중으로 비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집먼지진드기에 심각한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난다면 진공청소기를 사용할 때 고성능 마스크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집먼지진드기가 유발하는 알레르기성 질환 예방에는 적절한 면역요법으로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알려져 있으니 전문의의 상담도 고려해 볼 만하다.

과학기술이 인간을 이롭게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기술을 맹신하기보다는 기술의 속성을 잘 이해하여 이를 유용한 도구로 활용하는 인간의 지혜가 더욱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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