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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아이건강] 선생님들, ‘건강간식 지킴이’ 돼주세요

등록 2006-04-11 17:07수정 2006-04-12 10:01

이제 초등학교 3학년이 된 큰아이가 1학년 때였다. 1학기에는 급식을 하지 않아, 1주일에 한 번 간식을 집에서 싸오게 했다. 민수엄마 지영씨(가명)는 물론 매 간식 때마다 떡, 과일, 우리 밀 빵 등을 싸주었다. 어느 날, 간식을 싸간 오후, 아이는 시무룩해져 들어왔다.

“오늘 간식은 어땠니?” “떡 싸온 사람은 우리 반에서 나 하나밖에 없었어요.” “그래? 그럼 다른 친구들은 뭘 싸오는데?” “다른 친구들은 샌드위치, 빵, 피자, 과자, 음료수 그런 것만 싸와요. 엄마, 진짜 속상해 죽겠어요.” 얘기를 들어보니 자기 짝은 매번 햄버거니 피자, 빵, 과자 등을 싸온다고 한다. 그래서 짝은 친구들에게 인기가 좋단다.

그날도 짝이 민영이의 간식을 들여다보며, “넌 왜 맨날 맛없는 것만 싸오니?” 하더란다. 자존심 상한 아이가 엄마에게 들은풍월이 있는지라, 짝의 간식을 보고, “넌 왜 맨날 영양가 없는 것만 싸오니?, 그게 집에서 싸온 거니? 돈 주고 사온거지” 하고 맞받아쳤단다. 그 덕분에 아이는 짝의 과자를 얻어먹을 수가 없었다. 다른 친구들은 모두 짝의 간식에만 몰려들고, 자신의 간식인 떡에는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더라며 속상해했다.

이 일이 지영 씨에게는 간식문화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만약, 모든 아이들이 과자대신, 떡이나 감자, 과일, 야채를 간식으로 먹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문화라면, 아이가 그렇게 속상해하지도, 기가 죽어 있지도 않을 텐데. 언제부터 과자나 빵, 음료수 등이 당당하게 아이들의 간식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일까. 아니, 언제부터, 과자나 빵 대신에 떡이나 과일, 야채를 간식으로 먹는 아이들이 이상한 아이 취급을 받게 된 걸까.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엄마만의 노력으로는, 집안에서의 노력만으로는 되지 않을 듯 싶다.

둘째아이 유치원 소풍날, 알림장에는 이렇게 써 있었다. ‘간식으로 청량음료나 과자는 싸오지 마세요. 대신 물과 과일을 싸주세요’

그것을 본 지영씨는 큰 원군을 만난 것 같다. 한 분의 원장선생님이, 한 분의 초등학교 선생님이 아이들 간식을 바꾸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마냥 기뻤다. 보다 많은 선생님들이, 보다 자주 더 이야기를 해주셔서 아이들 간식문화가 제대로 바뀔 수 있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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