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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도박중독은 치료할 수 있지만, 도박 권하는 사회는…

등록 2006-08-22 16:50수정 2006-08-23 14:27

전상일의 건강이야기 /

전국 곳곳에 현란한 간판을 내건 사행성 오락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뒤 ‘게임 파산자’가 속출하고 있다고 한다. 피해자의 대부분이 인생역전을 꿈꾸던 경제적 약자들이라 하니 더욱 마음이 아프다.

도박은 알코올이나 약물 중독과 같은 ‘중독증’의 하나다. 다른 점은 술과 약을 섭취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도박을 가장 순수한 형태의 중독으로 간주한다. 도박은 철저하게 심리적인 문제지만 다른 중독증과 마찬가지로 점진적으로 진행되는 ‘질병’으로 봐야 옳다.

도박 중독자들은 정서적으로 매우 불안하고 도박을 해야만 마음의 평안을 얻으며, 도박을 못하면 금단증세가 나타난다. 도박을 그만두려고 몇 번이나 마음을 먹어보지만 실패하기 일쑤다. 며칠 전 게임장에서 가산을 탕진한 30대 가장이 가족들의 눈물허린 호소에도 불구하고 도박을 끊지 못하다가 결국 자살했다. 도박 중독자들의 망상을 바로 잡아주고 마음을 보듬어 줄 수 있는 전문상담가에 의한 체계적 관리가 절실히 필요함을 암시한다.

영국의 ‘갬케어(Gamcare)’라는 민간단체는 도박에 빠진 사람들에게 지속적인 상담을 제공해 40% 이상의 사람들을 도박판에서 구출했다. 갬케어의 성공 사례는 ‘도박’이 심리적 치료를 통해 고쳐질 수 있는 질병임을 입증했다.

1980년 미국의 정신과협회는 병적 도박에 대해 ‘충동관리장애’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했고, 그 후 도박을 ‘치료’의 대상으로 삼았다. 최근에는 도박 중독자를 정신질환과 마찬가지로 약으로 치료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도박을 하고 싶은 충동을 억제할 수 있는 치료약품도 속속 개발되고 있다.

최근에는 인터넷 도박도 성행하고 있다. 인터넷 도박은 도박장을 직접 찾아가서 하는 것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 자신을 도박판에 드러내기 꺼려하는 사람들도 인터넷만 연결된 곳이면 언제 어디서나 도박판에 낄 수 있고, 실질적으로 연령 제한 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어린 나이에 도박을 시작할수록 도박 중독증에 빠질 위험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도박에서는 ‘늦 도둑이 더 무섭다’는 말이 들어맞지 않는다.


도박중독에 대한 책임을 모두 개인에게 전가해선 안 된다. 도박중독에 대한 책임의 일부는 도박판을 허용한 정부에게 있고, 도박 중독자가 끼치는 사회적 폐해는 모두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환경보건학 박사·환경과 건강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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