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로드맵 실적 추이
병원비 본인부담 확 줄인다더니…
목표치 70%인데 64.6% 그쳐
지난해 병원을 찾은 환자의 진료비 총액에서 건강보험이 부담한 돈은 64.6%로 나타났다. 이는 2006년보다 0.3%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전년도 2.5%포인트가 오른 것에 견줘 거의 제자리걸음을 한 것이다.
1일 보건복지가족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07년 건강보험환자 진료비 부담 현황 조사’를 보면, 건강보험의 보장률은 2006년 64.3%에서 2007년 64.6%로 0.3%포인트 올랐다. 암환자 진료비 보장률도 71.5%로 전년 대비 0.5%포인트 늘어나는 데 그쳤다. 복지부가 2005년 6월 보장성 강화 로드맵을 세우며 2007년 전체 보장률 목표치를 70%, 암환자 보장률 목표치를 75%로 잡았던 것에 비추면, 한참 못 미치는 수치다.
건당 500만원 이상 고액 진료비 환자의 보장률은 2.9%포인트 높아진 67.6%였다. 이들의 보장률은 2005년 59.6%, 2006년 64.7%였다. 건보공단 산하 건강보험연구원은 “2006년 입원 환자 식대, 내시경 수술 재료, 양전자 단층 촬영(PET)에 건강보험을 적용하고 2007년 본인 부담 상한액을 낮춘 것이, 고액 진료비 환자의 부담을 줄이는 쪽에 효과가 더 컸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건강보험이 입원 환자 식대의 80%를 부담했던 것을 50%로 다시 낮추고 6살 미만 어린이의 입원 진료비를 면제했던 것을 10% 본인 부담으로 바꾸는 등 보장성을 줄여, 건강보험 보장률이 더 후퇴할 것으로 보인다.
건강보험연구원 이호용 연구원은 “입원 환자 식대 보장률을 낮춘 것이 워낙 많은 이들에게 적용되는데다 눈에 띄게 보장성을 강화한 정책도 없어서, 올해 보장률은 지난해보다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복지부는 “비급여 진료가 팽창하지 않도록 하고 환자들이 의료비 부담을 예측할 수 있도록, 포괄수가제나 주치의 제도 전환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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