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경기 포천시 창수면 추동리의 한 돼지축산농가(호산육종)에서 박호근 대표가 돼지축사에 일상적인 소독작업을 벌이고 있다. 구제역, 콜레라, 인플로엔자를 모두 예방한다는 팜플로이드 약. 포천/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예방접종 받아야 하느냐…”
시민들 불안감 확산 돼지고기 꺼리기도
시민들 불안감 확산 돼지고기 꺼리기도
국내에서도 돼지인플루엔자 감염 추정환자가 나왔다는 소식으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금겹살’ 소리를 듣던 돼지고기는 순식간에 찬밥 신세가 됐다. 여행업계도 중남미 여행 예약자들을 중심으로 예약 취소가 이어져 당황하고 있다.
서울 송파보건소는 “외국여행을 다녀오려는데 예방접종을 해야 하느냐 등을 묻는 전화가 하루 내내 걸려오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 양천보건소 관계자는 “열흘 전 멕시코 여행을 다녀왔는데 감기 증상과 똑같다고 전화를 걸어온 사람도 있었다”며 “외국여행을 다녀왔을 경우 가까운 내과나 이비인후과를 찾아볼 것을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 안양시에 사는 회사원 임만규(37)씨는 “경기도에서 환자가 나왔다고 해 남의 일 같지가 않다”며 “돼지고기를 좋아하는데 이번 사건으로 먹기가 조금 꺼려진다”고 불안감을 드러냈다.
실제로 대형마트에서는 27일부터 돼지고기 판매가 급감하기 시작했다. 이마트는 한 주 전 같은 요일에 견줘볼 때 25~26일에는 돼지고기 매출액이 각각 9.8%, 7.4% 늘어났으나, 27일엔 5.1%가 감소했다고 밝혔다. 롯데마트도 25~26일에는 8.4%, 5.7%가 늘어났으나 27일에는 4.2% 줄어들었다.
다른 누구보다 여행을 앞둔 이들의 걱정이 크다. 인천국제공항에 있는 의료센터와 검역소 민원실에는 예방책과 전염 경로 등을 문의하는 전화와 방문이 줄을 잇고 있다. 인하대 공항의료센터 간호사 신아무개(34)씨는 “오전 7시에 남미지역으로 여행 갈 예정이라는 60대 노부부가 급히 찾아와 ‘인플루엔자 치료제인 타미플루를 처방해 달라. 지금이라도 여행을 취소하고 싶다’며 울상을 지었다”고 전했다. 여행업계는 무더기 예약 취소 사태를 맞고 있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다음달 4일 출발하는 멕시코와 아르헨티나, 쿠바 등 중남미 여행상품 예약자 6명 가운데 2명이 취소했고, 4명은 날짜 연기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투어는 “5월 중 출발하는 중남미 여행 상품 예약자들이 대부분 출발을 망설이거나 멕시코 체류 일정 변경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정세라 정유경 기자, 인천공항/박수진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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