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트장 발열감시…지역축제 잇단 취소

9월 첫주말 ‘신종플루 비상’

국내에서 네번째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신종 인플루엔자 A’(신종 플루)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9월 첫 주말을 앞두고 대형 공연과 축제 준비에 비상이 걸렸다.

5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리는 ‘2009 인천 한류 콘서트’에는 5만여명의 국내외 팬들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돼, 주최 쪽이 감염 예방에 부심하고 있다. 이 공연에는 비, 소녀시대, 2피엠(PM) 등 인기 가수들이 대거 출연한다. 주최 쪽은 인하대병원과 인천시 소속 보건소 인력을 모아 공연장에 응급의료실을 설치하고, 모두 3개의 의료팀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3일 밝혔다.

공연 당일에는 주변 연막 소독뿐 아니라 분무 방역도 실시하고, 공연장 들머리에는 자동 발열감시 카메라도 설치한다. 공연기획사 관계자는 “3000명의 외국 팬을 포함해 모두 5만여명이 한자리에 모이는 만큼 신종 플루 대비책을 치밀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잠실 역도경기장을 개조해 이번 주말 개관하는 뮤지컬 전용극장 ‘우리금융 아트홀’(1400석 규모)도 6일 첫 공연을 맞아 방역 작업을 진행중이다. 출입구에는 손 소독제를 준비해 뒀으며, 의료진을 통해 원하는 이에게는 마스크도 제공한다. 광명스피돔, 미사리 경정장 등 경주 시설들도 입장객에게 마스크를 배포할 계획이다. 경주 시설을 관리하는 국민체육진흥공단은 “보건복지가족부가 국가전염병 위기 단계를 현행 ‘경계’에서 ‘심각’으로 올릴 경우 마스크를 2만~3만개 제작해 나눠줄 방침”이라고 밝혔다.

서울대공원은 지난 1일부터 평소 2~3일에 한 차례씩 하던 동물원 내 방역을 매일 진행하고 있다. 대공원 관계자는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이번 주말 2만명 이상의 관람객들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화장실 물비누 등이 떨어지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월드도 관람객의 손길이 자주 닿는 놀이기구와 대여 유모차 등을 소독제 및 항균 티슈로 수시로 소독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도 계단 난간과 화장실 세면대·손잡이 등을 매일 알코올 소독제로 소독하고 있으며, 대여하는 안내 이어폰 등도 정기적으로 소독하고 있다.

한편 가을축제를 앞둔 지방자치단체들에선 행사를 아예 취소하는 경우도 잇따르고 있다. 충북 충주시는 21개국 7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26일부터 이틀간 개최할 예정이던 ‘제2회 세계택견대회’를 취소했다. 충남 서천군은 20만명이 매년 찾았던 ‘제10회 홍원항 전어축제’를 12일부터 25일까지 열려다가 무기한 연기했으며, 아산시도 다음달 9일부터 나흘간 일정으로 예정했던 ‘제10회 짚풀문화제’를 열지 않기로 했다.

행정안전부는 이날 전국 지자체에 1000명 이상이 참석하는 행사는 가급적 취소·연기하거나, 규모를 축소할 것을 당부하는 공문을 보냈다.

정유경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