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현행 2500원인 담뱃값을 내년 1월1일부터 4500원으로 올리겠다고 발표한 지난 9월11일, 서울 용산구 한 편의점에서 고객이 담배를 사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전년보다 1.6%p↓…꾸준한 하락세
금연캠페인 등으로 인식 바뀐 덕
빈곤층 흡연, 상위층 10%p 웃돌아
금연캠페인 등으로 인식 바뀐 덕
빈곤층 흡연, 상위층 10%p 웃돌아
성인 남성의 흡연율이 1998년 조사를 시작한 이후 꾸준히 떨어져 지난해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연구역 확대 등 정부 차원의 흡연예방 사업이 흡연율을 지속적으로 낮춘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11일 성인 남성의 높은 흡연율을 떨어뜨리겠다며 큰 폭의 담뱃세 인상안을 발표한 바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17일 ‘2013년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지난해 성인 남성의 흡연율이 전년보다 1.6%포인트 낮아진 42.1%라고 밝혔다. 1998년 조사 첫해 66.3%이던 남성 흡연율은 꾸준히 감소해 2005년 처음으로 50%대(51.6%)를 기록한 뒤 2007년 40% 중반(45%)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그뒤 2008년(47.7%)과 2010(48.3%)년 각각 전년 대비 2.7%, 1.4%포인트씩 반등하기도 했으나 2010년 이후 다시 낮아졌다.
소득이 적을수록 담배에 많이 의지하는 경향은 여전했다. 월 평균 가구소득을 기준으로 소득 수준이 가장 낮은 4분위 성인 남성의 지난해 흡연율은 47.5%, 가장 높은 1분위 남성은 36.6%다. 이 두 집단 간 흡연율 차이는 10.9%포인트로 담뱃값이 현재 수준으로 고정된 2005년(12.5%포인트 차이)과 비슷했다. 담뱃값 인상이 고소득층보다 저소득층의 흡연율을 더 많이 떨어뜨릴 것이라는 정부 주장은 실제 통계와 달랐다. 담뱃값이 가장 마지막으로 오른 시점은 2004년 12월이다.
지선하 연세대 교수(보건대학원)는 “지난 10년간 물가 인상분을 고려하면 담뱃값이 되레 떨어졌는데도, 성인 남성의 흡연율은 꾸준히 낮아지고 있다. 이는 (담뱃값을 올린 결과라기보다) 흡연소송이나 금연구역 확대 등 각종 금연 캠페인이 이어지며 담배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달라진 결과”라고 짚었다.
한편 이번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보면 만 65살 이상 노인 4명 가운데 1명은 건강 문제나 장애로 일상생활과 사회 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과 관련한 삶의 질 지수는 나이가 들수록 떨어졌는데 고혈압(63%)과 백내장(35%), 비만(33.8%), 폐쇄성폐질환(29%), 골관절염(24%) 등이 삶의 질을 갉아먹는 요인으로 꼽혔다. 노인의 75%가 2개 이상의 만성질환이나 장애를 함께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성진 기자 cs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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